『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저자 김새별 유품정리사를 만나다

Q. 유품정리사는 어떤 직업인가.
A. 고독사나 자살, 살인 사건 현장의 특수청소를 한다. 이후 유품을 정리해 가족에게 전달해야 할 물건은 전달하고 이외의 물건은 전부 폐기 처리를 대행하고 있다.

Q. 유품정리사로 지내며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무엇이었나.
A. 뉴스에서 보도되는 죽음의 현장은 모두 아쉽고 안타깝다. 엄마의 과열된 교육방식과 폭력으로 두려움에 떨던 아들이 결국 엄마를 살해한 현장, 딸아이를 먼저 목 졸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버지, 네일리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세상의 선입견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살한 청년, 가족에게조차 말하지 못하고 신병을 앓던 아가씨의 자살. 영화나 뉴스에서 볼 법한 죽음은 내게 이미 일상이고 모든 현장은 안타깝다. 늘 외롭고 고통스러웠던 고인들의 죽음은 언제나 아쉽다.

Q. 스스로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
A. 삶의 마무리이며 한 인간으로서 삶을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는 성적표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삶을 어떻게 살아냈는지에 따라 사람의 마무리가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마지막 모습은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말 하고 싶다.

Q.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해달라.
A. 요즘 많은 사람이 특별함을 꿈꾼다. SNS 상에서 유행하는 디저트 가게, 유명한 여행지. 특별함은 말 그대로 특별해야 하는데 매일 특별하려고 한다. 점점 특별해지지 않고 화려한 삶의 이면에 허망함과 쓸쓸함이 남는다. 누구나 해볼 수 있는 간단한 추억들은 먹기에 아까운 예쁜 디저트보다 맛있고 오랫동안 대화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를 남겨준다. 추억은 특별함에서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에서도 만들어진다. 그런 시간이 모여 일상이 되고 삶이 된다. 누가 해본 것을 따라 하는 것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은 적어도 자신이 만들어가길 바란다.

박의진 기자 pjeen1009@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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