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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흥도 풍속도 ‘무동’이 그려져 있는 이강주의 모습이다.
▲ 김흥도 풍속도 ‘무동’이 그려져 있는 이강주의 모습이다.

맛고을 전주에서 마실 수 있는 술을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강주와 막걸리다. 먼저 이강주는 조선 시대부터 내려온 역사 깊은 술이다. 배나무 이(梨), 생강 강(薑), 말 그대로 배와 생강이 들어간 소주다. 완산주에서 왕실에 봉납하던 전주의 배, 봉동의 생강을 술에다 넣어 만든 고급술이었다. 최남선의 ‘조선 상식 문답’이라는 책에 이강주는 감홍로, 죽력고를 포함한 조선시대 3대 명주 중 하나로 소개된다. 한양 조씨 집안 가양주였던 이강주는 조정형 명인이 계승해 지금까지 전주에서 그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조정현 명인은 무형문화재 제6호, 국가 명인 9호로 지정돼 있다. 

이강주는 누룩을 빚어 내린 증류 전통 소주에 배, 생강, 계피, 울금을 침투시켜 약 1년 동안 숙성해 거른 술이다. 이강주와 다른 소주의 가장 큰 차별점이 바로 이 ‘울금’이다. 울금은 신경 안정 효과가 있어 피로 해소 및 위 건강을 돕는다. 이철수 전주 이강주 사장은 “울금이 첨가돼 숙취가 없어 머리가 아프지 않고, 약 1년 동안 숙성시켜 부드럽고 독특한 맛을 낸다”고 말했다. 또한, 이강주의 톡 쏘고 알싸한 맛은 육회와 같이 기름진 음식과 조화를 이룬다. 이 사장은 “젊은 사람들에게 치맥이 아닌 ‘치강’을 적극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강주는 누룩을 빚어 발효균을 번식시킨 후 이를 발효제로 사용한다. 이후 증기로 고두밥을 지어 누룩과 함께 섞어 항아리에 넣는다. 이를 약주로 만들고 용수나 천으로 거른 후 소주 고리에 넣어 전통 소주를 내린다. 소주에 배, 생강, 울금, 계피, 꿀을 넣어 1년 이상 숙성시켜 거르면 이강주가 완성된다.

완성된 이강주는 다양한 도수로 판매된다. 문화재로 지정된 원조 이강주인 25도,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도수를 낮춘 19도, 고량주를 좋아하는 중국인을 위한 38도 총 3가지 종류의 이강주를 만날 수 있다. 이강주는 화려한 도자기로도 유명하다. 에밀레종을 원형으로 제작해 전통주의 특징을 더한 도자기, 김흥도 풍속도 ‘무동’이 그려져 독특한 조형미를 뽐내는 도자기 등 다양하고 멋스러운 주병을 사용해 먹는 맛, 보는 맛을 동시에 즐기도록 했다. 

지난 2018년에는 이강주 분말주 제조법이 특허를 얻어 이강주를 분말주로도 만날 수 있게 됐다. 분말주를 물과 1대 1.5 비율로 섞어 약 2분이 지나면 마실 수 있는 술이 된다. 분말주는 간편성과 보존성이 좋다. 또한, 각종 술의 풍미 향상 및 칵테일용으로 이용될 전망이 높다.

 

▲전주 삼천동 막걸리 골목의 한 상점에서 술잔을 든 모습이다.
▲전주 삼천동 막걸리 골목의 한 상점에서 술잔을 든 모습이다.

전주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술 중 하나인 막걸리는 탁주의 일종으로 막 거른 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탁주의 침전물을 걸러 만든 맑은 술인 청주가 상류층 전유물로 여겨졌던 것에 비해 탁주는 농사일하며 마셨던, 백성의 애환이 담긴 술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전주의 막걸리가 크게 인기를 얻으며 삼천동에 막걸리 골목이 형성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전주 대표 관광 코스로 자리 잡았다. 막걸리 골목은 전통적이면서도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김병완(청주시·29세) 씨는 “전주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검색돼 방문하게 됐다”며 “막걸리 골목만의 옛 청취를 느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전주에서 막걸리를 주문하면 육해공을 다 맛볼 수 있는 진수성찬이 차려진다. 이는 타지 사람들이 전주 오게 하는 전주 막걸리만의 매력이다. 삼계탕, 김치찜, 홍합탕, 생선구이, 간장게장. 피꼬막 등을 막걸리와 함께 푸짐하고 배불리 즐길 수 있다. 김상현(천안시·29세) 씨는 “막걸리뿐만 아니라 안주도 다 맛있다”며 또 방문하고 싶다고 전했다.

막걸리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최인영(전주시·51세) 사장은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이 특히 막걸리와 잘 어울린다”며 “많은 사람이 전주 막걸리 골목의 매력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원소정 기자 thwjd5443@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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