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중도, 각 학과 중 절반이 돈 걷어
공짜부터 1만 원까지…금액 천차만별
‘시설수리를 왜 사물함 비로?’불만

학기가 시작된 후 학생회실 옆에 비치된 사물함을 신청하려던 신입생 A 씨는 깜짝 놀랐다. 사물함을 등록하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선배의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비싼 돈도 아니고 오래 전부터 학생들이 대여비를 내고 있는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돈을 냈지만 사물함을 배정 받고 나니 사물함 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의아했다.
학습도서관(이하 학도)·중앙도서관(이하 중도) 및 대부분 학과가 학생들이 무거운 교재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수고를 덜어주기 위해 각 건물마다 사물함을 비치하고 대여 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절반정도가 매 학기마다 학생들에게 1천 원에서 1만 원까지 사물함 대여비를 청구하고 있었다.
학습도서관의 경우 1층 로비에 1천여 개의 사물함이 마련돼 있다. 학습도서관 자치위원회(이하 도자위)는 학기마다 사물함 사용자에게 관리비 명목으로 3천 원의 돈을 받는다. 이 돈을 합치면 한 학기 당 3백만 원, 1년이면 6백만 원이 모인다. 이에 대해 주화정(토목·05) 도자위원장은 “사물함 대여비는 우산사업에서부터 창문·형광등 교체까지 학습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전체 사업에 쓰인다”며 “남는 돈은 다음 기수로 이양해 큰 사업을 진행하거나 상황에 따라 적절히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중도의 경우 사물함 400여 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여비 2천 원을 받고 있다. 1년이면 160만원이 모이는 중도 사물함 비는 학도와 마찬가지로 독서실 메모꽂이 함 설치·형광등 교체 등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자치위원회 사업으로 운용되기에는 너무 큰 돈이라는 의견이 학생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학도 사물함을 사용하고 있는 박 모(영문·09)씨는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교인데 학도 시설 관리까지 사비를 또 내가면서 우리가 도맡아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우리학교 80여 개 학과의 경우 절반이 사물함을 배부하고 돈을 받고 있다. 현재 사물함 비를 받고 있는 공대 소속 학과 학생회장은 “사물함의 개수가 학생 수에 비해 적어 경쟁률이 치열하다”며 “사물함 개·보수 및 자물쇠 교체 비용 등 사물함을 이용하는 학생 및 학과 학생들을 위해 사물함 비를 사용한다”고 전했다.
반면 무료로 과 사물함을 분배하고 있는 신문방송학과 학생회 서의석(신문방송·07) 회장은 “사물함이 자주 고장나는 것도 아니고 개·보수를 명목으로 돈까지 걷는 것에 대해서는 과도한 처사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사물함 비를 걷는 자치위원회 및 학생회에서는 사물함 비 사용 내역을 공개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최대한 학생들의 돈을 받지 않고 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것이 시급하다는 중론이다.
민지수 기자
mjs@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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