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게 된다. 기자이기 전에 학생으로서 사람을 만나다보면 보기보다 많은 제약이 따른다. 나이가 있는 취재원을 찾아가 본인이 대답하기 껄끄러운 인터뷰 요청을 할 때 대답대신 기자의 나이, 학번을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자가 취재원보다 학번 혹은 나이가 어리다는 사실을 안 일부 취재원들은 인터뷰에 진지한 태도를 보여주지 않는다. 나이에 관한 위계질서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듯 싶다.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장유유서의 유교문화가 뿌리박혀 있다. 물론 새겨 들어야할  교훈이지만 전통을 너무나 중시하는 고지식한 윗사람들의 생각이 현재의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나이는 자신이 얼마나 살았는지 알려주는 잣대지 나이가 많다고 어린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는 훈장은 아니다. 이 모씨는 “같은 동아리도 아닌 선배가 나이 차이가 10살이나 난다며 후배 뒷머리를 툭툭 치는 광경을 본 적이 있다”며 “그런 행위를 참을 수 없었지만 주위 사람들마저 나이가 많은 선배니 참으라고 말리는 분위기였다”고 털어놨다.
□…대학생이기 때문에 겪는 나이에 관한 설움은 학교 밖에서도 이어진다. 박경지(반도체과학기술·09) 씨는 “아르바이트 당시 그 곳 사장이 어린애가 얼마나 일을 잘 하겠냐”며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고 말했다. 학교는 물론 사회에서도 여전히 나이는 중요한 잣대로 여겨진다.
□…우리는 ‘나이=사회적 지위’라는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 사회는 나이를 곧바로 사회적 지위나 기대와 연관시키는 고정된 규칙이 없다. ‘You’라고 칭하며 남녀노소 모두 친구로 통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존중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우리도 나이로 상대를 먼저 인식하기보다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자세를 갖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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