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열정을 찾아서-City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만들어왔던 가장 위대한 것을 들라면 아마도 도시를 건설했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시는 인류의 꿈이고, 희망이었다. 사람들은 도시를 만들어가며 지속적으로 꿈을 이룰 것을 기대해 왔고, 또 그럴 것이라고 믿어왔다. 실제로 도시는 사람에게 많은 것을 주었다. 편안함과 편리함을 주었고, 그리고 어느 정도 행복한 삶이 주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지 사람은 도시라는 거대한 숲 속에 갇히고 말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늘에 닿아있는 빌딩 숲을 거닐면서 안락하고 여유로움을 갖기보다 불안하고 두려운 공포감을 느끼는 때가 늘어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오늘날 우리는 하루를 결코 아름답지만은 않은 빌딩 숲을 헤집으며 바쁘게 보내고 있다. 그리고 늦은 저녁 벌집과도 같은 작은 공간에서 겨우 위안을 얻는다.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고 가꾸었던 도시로부터 소외당하고 있는 화면 속의 사람들의 모습은 바로 우리 자신들이 아닐 수 없다.
이 작품은 먹으로만 그려진 수묵화로서 빌딩 숲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빌딩 숲 속을 살아가는 개미 같은 모습의 사람들이 점경인물로 그려져 있다. 도시를 위에서 매려다 본 모습은 전통적인 한국화 기법이며, 공간에서의 사람 묘사 등은 초현실적 분위기를 연출함으로서 전통회화의 현대적 표현을 추구했다.
이철량┃예대·미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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