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스튜어트 에이버리 골드│유영만 역│웅진윙스│2006




몇 년 전 여름방학에 읽었던 책 중에 『핑』이라는 우화적 소설이 있었다. 분량이 적어 그저 넘기다가 구미가 당겨 정독을 하게 되었는데 그 당시 꽤나 감동을 받았다.
내용은 대부분의 자기 개발 도서들이 그렇듯이 이 소설 역시 그 정형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었다. 즉 꿈(Dream)을 가지고 선택(Choice)하며 좋은 멘토(Mentor)를 만나 도전하는Challenge) 마음가짐으로 실행(action)을 하라는 식의 내용이다.
우리는 현실에 안주하기가 쉽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주위를 넘어 더 크고 넓은 바깥 세상에 대해 아름답게 상상하면서 꿈을 가지게 되면 도전할 용기가 생긴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서 좋은 멘토(mentor)를 만날 수 있다면 시행착오를 줄이며 자기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된다.
우리는 꿈을 가질 때 인생의 스승을 만날 수 있다. 스승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절실하게 구할 때 만날 수 있다. 마치 핑이 부엉이 멘토를 만났듯이. 부엉이 멘토는 이렇게 말한다. “무언가가 되기 위해선 (be) 실행(do)을 하라.” 그렇다. 행동하지 않고 이뤄지는 것이 있는가.
소설 속 주인공인 핑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이 뛸 수 있는 점프력을 지닌 개구리로서 네다리가 아닌 두발로 걷고자 하는 혁신적인 변화를 꿈꾼다. 물론 여기서 의문은 있다. 네발로 기는 것과 두발로 걷는 것 중 무엇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는가? 그러나 낫고 못하고를 떠나서 자기가 원하면 그것은 꿈이 될 수 있는 것이며, 그 꿈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내가 이 책에서 크게 감동을 받았던 대목은 유영하라(flow)는 대목이다. 핑은 멘토의 도움을 받으며 ‘철석강’을 건너뛰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강을 건너뛰기 위해 도전했으나 급류에 빠져 위급한 상황을 당하게 된다. 처음에는 무척 당황해했으나 급류에 몸을 맡기고 유영하니 정신이 들고 새로운 길을 볼 수 있게 된다. 포기하지 않고 열망을 지니면서 시류를 유영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달할 수도 있는 것이다. 급한 물살을 거스르지 않고 물살이 흐르는 대로 흘러가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 바로 유영이다. 이런 자세는 젊은이들 눈에는 패기도 없고 우유부단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연륜이 쌓이면 이런 태도 속에도 삶의 지혜가 담겨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격랑이 심한 강물을 따라 유영해야 대해(大海)에 이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상휘 교수┃사범대·윤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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