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전신인 써클…사회적인 문제 관심
취미 활동을 넘어 적성․진로형성에 도움
규율․질서 통해 사회생활 선행학습 역할

캠퍼스의 낭만과 청춘의 대명사로 불리던 동아리들이 예전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학술동아리=술 배우는(學) 동아리’, ‘동아리에 들어가면 취업 공부하기 어렵다’는 등동아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도 팽배해지고 있다. 하지만 동아리는 졸업생에게는 대학시절의 향수를, 재학생에게는 활력을 제공한다는 나름의 장점도 많다. 대학부는 건지벌 동아리 변천사와 동아리 활동으로 미래를 설계한 동문들의 이야기와 현재 동아리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 및 대안에 대해 2회에 걸쳐 제시한다. <엮은이 밝힘>

▲ 학술․이념․취업 등…동아리는 변신 中
건지벌에는 현재 100여 개의 중앙동아리가 활발히 활동중이다. 동아리의 뿌리는‘써클’활동으로부터 시작됐다. 학생으로서의 관심분야와 학술활동을 통해 사회적 진단을 내리기도 했던 써클은 시대가 흐르면서 그 기능이 약화됐고, 명칭도 순우리말인 동아리로 탈바꿈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학생운동으로 대표되는 80년대에는 이념적 성향의 학술 동아리들이 인기를 끌었으며, 90년대에는 여가생활의 붐을 타고 수많은 문화․체육동아리가 생겨났다. 하지만 IMF 이후부터 취업이 대학생들의 최대 이슈가 되면서 면접, 영어회화 등 취업을 도울 수 있는 동아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 요즘의 추세이다.

▲ 동아리 경험 살려 사회진출 이루다
동아리의 오랜 역사와 다양한 정서적․경험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서는 동아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공부가 아닌 다른 주제로 대학생들이 모여 같은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데에 동조하기보다는 오히려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총동아리연합회 진민영(농업경제․04) 회장은 “동아리 활동이 시간낭비라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동아리는 취미활동을 넘어 자신의 진로나 학교생활, 인간관계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실제로 대학시절 동아리 활동을 토대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 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도 있다. 봉사동아리인 손짓사랑회 12기로 활동했던 김지현(불어불문․01년 졸) 동문은 현재 전북농아인협회에서 수화 통역사로 근무하고 있다. 중․고등학교 시절 뚜렷한 장래희망 없이 대학에 입학했다는 김씨.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고민하고 있던 찰나 수화동아리 가입은 그녀가 적성을 찾는 계기를 만들어줬다.
또한 김정수(전주대․공연엔터테인먼트) 교수에게는 극예술동아리인 기린극회가 관심분야였던 연극계로 진출하는 통로가 됐다. 김 교수가 대학생이었던 1979년 당시 연극 관련학과는 서울 지역의 4개학과가 전부였다고. 이 때문에 연극에 꿈이 있지만 서울로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이 주로 연극 동아리에 모여들었다. 김 교수는 졸업 후 대학원에 진학, 전주국제영화제 사무국장, 전북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을 역임하는 등 극작, 기획 분야 등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학생의 동아리 활동에 대해 김 교수는 “자신의 관심 분야를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며 집단생활을 통해 사회생활도 선행학습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편, 군산 화랑검도관의 관장인 이광원(회계․87년 졸) 동문은 운동선수라는 자신의 꿈을 검도동아리 정검회를 통해 꽃피웠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동아리 선후배 관계 또한 엄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이 동문에게는 정검회에서 배운 질서와 규율은 살아가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됐다. 이 동문은 “전공이 회계였고 관련 기업에 입사했지만 동아리 생활을 잊을 수 없었다”며 “회사를 그만두고 차린 검도관을 통해 지금도 후배들과 종종 만나고 있다”고 웃음 지었다.
시대마다 학생들의 관심분야가 달라지면서 이에 적응하기 위해 동아리들도 변신을 거듭하고고 있다. 최근의 취업난은 대학생들로 하여금 이른바 ‘스펙 쌓기’에 몰두하게 하면서, 대학생들의 상징이던 동아리도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린극회 활동으로 배우의 꿈을 꾸게 됐다는 김영훈(동물자원․06) 씨는 “동아리로 인해 진정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졸업 후 큰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러한 대학생들의 순수한 열정이야말로 사회적 변화에 따라 설 자리를 잃어가는 동아리들을 존재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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