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예술 하는 남자…군인 정신 무장한 여자

금남의 공간으로 여겨온 미용실에서 남성 헤어디자이너를 쉽게 볼 수 있는 것처럼 현재 직업의 세계는 성별의 벽이 무너지고 있다. 건지벌에서도 금남, 금녀의 경계를 허물고 꿈을 실현하기 위해 편견과 맞서고 있는 용감한 남녀가 있다. 그들의 소중한 꿈과 목표를 따라가 보자.

예비 플로리스트 오승민 씨
“꽃 예술 하는 남자라서 행복해요"

“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라고 시작되는 유행가도 이제는 “꽃집의 청년은 멋져요~”라고 수정해야할 것 같다. 바로 꽃을 사랑하고 새로운 예술로 재탄생시키는 플로리스트 오승민(원예·09) 씨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플로리스트는 화훼에 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갖고 꽃다발·꽃꽂이·화훼장식 등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으로, 승민 씨는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화훼학원을 다니며 꿈을 키우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 화훼장식경연대회에 처음으로 출전한 그는 숙련된 경쟁자들을 제치고 4등을 차지할 만큼 실력 있는 예비 플로리스트다. 고등학교 화훼동아리에서 화훼를 접한 승민 씨는 “압화부터 각종 장식까지 다양한 공부를 하며 흥미를 붙였고, 보기만 해도 예쁜 꽃을 더 예쁘게 하는 일에 반했다”며 진로를 정한 동기를 밝혔다.
플로리스트라는 꿈이 확고해진 승민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화훼학원을 다니며 플로리스트 초·중급과정을 수료하고, 조경기능사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승민 씨는 고급과정을 공부하며 화훼장식기능사 등에 도전하고 있다.
부모님과 친구들은 아직까지 그가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지만, 승민 씨는 “세계 일류 플로리스트는 대부분 남자”라며 “오히려 남자가 여자보다 힘도 세 웅장하고 선이 강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꿈을 굽히지 않았다. 주위의 시선보다 그를 힘들게 하는 것은 플로리스트를 전문가라기보다 단순한 꽃집 주인으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이라고. 그는 이런 고정관념을 극복하고 앞으로 세계 최고의 플로리스트가 되어 ‘오승민’이라는 이름을 건 아카데미를 설립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는 꽃에 진심을 담아 표현해내는 플로리스트가 되는 것이 꿈이다. 왠지 꿈이라고 하면 막연하고 이루지 못한 채 끝날까 겁이 난다는 그. 노력 없이 꿈만 꾸는 사람에겐 오르지 못할 나무일지라도 승민 씨처럼 노력하는 사람에게 꿈은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승민 씨가 만든 꽃 예술작품을 보고 행복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그 두려움은 멀리 사라질 테니 말이다.
김선희 기자
ksh107@chonbuk.ac.kr

여성장교 꿈꾸는 김지희 씨
“군대에서 여성파워 발휘할 거예요”

남자들이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병역비리를 일삼는 시대에 “적성검사에서도 군대가 1순위로 나왔어요”라며 군대에 가길 희망하는 여인이 있다. 군대가 천직이라는 김지희(스포츠과학·07) 씨의 다부진 모습에서 의지가 넘쳐 났다.
고등학교 입학 후 진로를 고민하던 지희 씨는 남다른 직업을 모색하던 중 여자로서 힘들더라도 매력 있는 직업인 학사장교를 선택했다. 학사장교는 군필 대졸자가 자격시험을 치른 후 소대장의 신분으로 사병들과 부사관을 관리하며 부대를 운영하는 직업이다. 진로를 정하고 운동을 시작한 지희 씨는 현재 유도 2단, 용무도 1단, 수상인명구조 자격증을 갖고 있는 준비된 여성 장교 지망생이다. 평소 세심한 편이지만, 운동을 해서인지 호탕한 성격도 갖고 있다는 그녀는 “보호받지 않는 강한 여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여성 장교의 매력”이라고 밝혔다.
여자로서 쉽지 않은 일을 꿈꾸는 지희 씨는 집안의 반대에 부딪혔을 법하지만 “친척 중에 하사로 근무하는 분이 있어서인지 오히려 부모님께서 각종 정보를 구해주시는 편”이라며 가족들의 든든한 지원을 자랑했다. 스포츠과학과도 아버지의 추천으로 오게 됐다는 그녀는 가족들의 응원 덕에 더욱 힘이 난다고. 친구들 역시 여자로서 하기 힘든 일이기에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면서도 “운동을 좋아하는 만큼 잘 할 것 같다”며 지희 씨에게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고 있다.
전문교육시스템이나 제도 없이 혼자 공부하는데 힘이 들기도 하지만 그녀는 ‘군대는 내 운명’이라는 생각으로 극복하고 있다. 힘든 여건에서도 지희 씨는 “내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누가 뭐라고 해도 끝까지 해볼 생각”이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장교가 되기 위해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며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는 그녀. 그녀의 모습에서 피곤함보다 즐거움이 느껴졌다. 가까운 미래에 딱딱한 군 생활을 섬세한 지휘능력으로 업그레이드 할 여성 파워의 선두 주자로 그녀를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고미라 기자
gmr@chon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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