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귀환 문화재, 전 세계 7만6천 점 이상
무관심한 정부…비난에도 미온적 대응

혹시 당신은 한국미술의 금자탑이라 불리는 「몽유도원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조선왕실의궤」 등을 직접 눈으로 본 적이 있는가. 아마 우리나라에서 봤다면 그것은 모조품이나 삽화일 것이다. 이것들은 모두 외국이 약탈해간 문화재이기 때문이다.

반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만큼 엄청난 양의 문화재가 약탈되거나 유출돼 국외에서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2009년 1월 문화재청의 조사에 따르면 국외에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는 총 7만 6,143점으로 일본에만 3만 4,369점이 있고, 미국, 영국 등의 순으로 우리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우리나라가 아닌 타국의 땅에 잠들어 있는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지난 2007년 문화연대와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이하 문화유산연구소)가 프랑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현재 외규장각의궤를 비롯한 약탈 문화재 350여 점을 반환 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 하고 있다. 문화유산연구소 황평우 소장은 "외규장각은 프랑스 군대가 본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 약탈해 간 것"이라며 "이 같은 경우 문화재를 반납해야 하는데 프랑스는 국내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돌려주고 않고 있어 소송을 걸게 됐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프랑스는 우리나라가 문화재를 전시할 공간이 없다는 등의 부당한 이유를 내세우며 우리 문화재를 돌려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민간단체의 노력이 빛을 발해 우리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문화재로는 지난 2006년 반출 100년 만에 고향인 북한으로 돌아간 북관대첩비를 들 수 있다. 북관대첩비는 임진왜란 당시 함경도 의병의 활약상을 기록한 승전비로, 1905년 러일전쟁 때 일본군이 약탈해 야스쿠니신사에 보관돼 있던 것이다. 또한 임진왜란 때 일본이 약탈해간 조선왕조실록 반환도 불교계,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한 󰡐조선왕조실록 환수위원회󰡑의 역할로 환수될 수 있었다.

이처럼 다시 고향을 찾아 돌아온 문화재의 수는 지난 4월까지 8,150점에 이른다. 그러나 총 10개국에서 환수 받은 문화재는 개인이나 기관 간 기증의 명목으로 받은 것이 전체의 72%에 달해 문화재 환수에 대한 정부의 태도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황 소장은 "우리나라 정부는 문화재 반환에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정부가 나선다고 해도 찾아오기 힘든 문화재가 있다. 그것은 대부분 개인 간 매매로 이뤄진 것들이다. 개인 간 거래라는 점에서 기증 등의 방법이 아니면 문화재를 찾기 어렵다. 황 소장은 "사람들은 무조건 유출된 문화재라면 반환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매매로 이뤄져 반환 받을 수 없는 문화재라면 전시 및 연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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