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
먼저 내 마음 살펴보길

 

▲ 최병선 총동창회장

아들이 중학생일 때 필자와 나눈 대화다.

 

아들아, 꿈이 무엇이니?”

아빠: 넌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아들: 저는 군인이 되고 싶어요. 법관도 되고 싶고요, 요리사도 좋아요.

아빠: 그건 네가 갖고 싶은 직업이잖니? 직업 말고, 네 꿈을 얘기해 봐.

아들: 꿈과 미래의 직업은 다른 것인가요?

아빠: 물론 다르지! 직업은 꿈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란다.

아들: 그럼 꿈이란 뭐예요?

아빠: 글쎄, 꿈이란 네가 한평생 살면서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라든지, ‘이것과는 다른 그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다라고 할 정도로 가장 소중한 것이어야지. 어쩌면 네 목숨과도 바꿀 수 없을 정도로 소중한.

아들: 전 그런 줄은 몰랐어요. 그럼, 아빠는 꿈이 뭐예요?

아빠: 좋은 질문이다. 사실 아빠도 대학 생활을 포함해 학창 시절에는 미래에 갖고 싶은 직업을 꿈이라고 생각했었지. 고백하건대 부끄럽게도 아빠는 30대 후반에 들어서야 꿈이 생겼단다. 좀 늦었지?

아들: 늦긴요? 아빠가 말씀하시는 대로라면 꿈을 갖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아빠는 꿈이 뭐예요? 정말 궁금해요.

 

결국, 길은 고전에 있었다

아빠: 아빠는 꿈을 갖기까지 참 긴 세월 고생을 좀 했단다.

아들: 어떤 고생요? 꿈을 가지려고 그냥 생각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아빠: 곰곰이 바라보니 사람들의 삶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하더구나. 사람이 살아가는데 의식주(衣食住)는 꼭 필요하지. 그리고 인간 대부분은 돈과 명예, 권력 이 세 가지를 갖기 위해 노력하며 산다는 것이 공통점이더구나.

아들: 그럼 그것 말고 또 뭐가 있나요?

아빠: 희노애락(喜怒哀樂) 속에 살다가 늙고 병들거나, 아니면 매우 적은 수이기는 하지만 더러는 사고를 당해 뜻밖에 삶을 마감하기도 하고.

아들: 부처님 같은 말씀이네요?

아빠: 그렇지만 사실이지. 보통 사람들의 삶이 그렇더구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을까?’하는 고민이 생겼어. 좀 엉뚱한가?

아들: 그래서 답이 나왔어요?

아빠: 답을 찾기 위해 10여 년 간 그야말로 많은 사람을 찾아다녔지.

아들: 답을 찾으셨어요?

아빠: 찾았지!

아들: 뭐예요? 어디에서 찾았어요?

아빠: 결국 고전(古典)에서 찾았단다. 고전 속에 답이 있더구나.

아들: 어떤 고전요?

아빠: 영어로는 Classic이라고도 하지? 책도 고전이 있고, 음악도 있고, 건축물이나 그림 등도 고전작품이 있지.

아들: 거기에 무슨 답이 있어요?

아빠: 특히, 고전 책을 읽다 보면, 그런 고전작품을 쓴 사람들의 고뇌가 흠뻑 묻어있더라.

아들: 어떤 고전이 좋아요?

아빠: 아빠는 경전(經典)이 좋더라.

아들: 경전이라면?

아빠: 불교경전도 좋고, 성경도 좋고, 논어도 좋고. 모두가 같은 얘기를 하고 있더구나.

아들: 무슨 얘기요?

 

모든 경전, 인간의 마음에 관한 이야기

아빠: 모든 경전을 한마디로 압축하자면 인간의 마음에 대해 다루고 있어.

아들: 마음요?

아빠: 내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어.

아들: 경전에는 올바로 살아야한다는 잔소리뿐 아닌가요?

아빠: 아니야. 올바로 산다는 것도 결국 자신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이지. 이것을 윤리적 이기주의라고도 하는데, 뭐 그렇게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

아들: 그럼 뭐가 중요해요?

아빠: 내 마음을 알아차려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아빠는 내렸단다.

아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아빠: 매 순간 어떤 선택, 어떤 행동을 해야 내 마음이 편한지를 늘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드는 길이라는 것을 알았지.

 

찬찬히 마음을 살펴 자신의 결론을 찾길

아들: 그래서 경전에는 늘 잔소리뿐이군요?

아빠: 네 표현대로 경전에 널려있는 잔소리를 들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리고 왜 따라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봐. 너만의 결론이 나올 때까지. 좀 고통스러운 과정이 뒤따를 거야. 그러나 이 과제를 풀어야만 철이 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아빠는 본단다. 나이 먹는다고 다 철드는 것이 아니더라.

아들: 그것과 꿈이 무슨 관계가 있어요?

아빠: 결국 자기 마음에 만족감이 들어야 누구나 흐뭇하겠지.

어떻게 해야 내 마음에 만족감이 드는지를 궁리하고, 그렇게 실천하는 것을 아빠는 꿈으로 삼았단다. ? 실망했니?

아들: 에이~ 뭐예요! 전 그래도 사람들이 저를 우러러보고, 돈도 많이 벌면서 신나게 살고 싶어요.

아빠: 그게 나쁘다는 말은 결코 아니야. 다만, 때로는 네 마음을 찬찬히 살피면서 앞으로의 네 삶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보기를 아빠는 바란단다. ‘가장 용기있는 자는 결국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거든. ‘자신을 이긴다라는 말이 무슨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자신을 이기는 것인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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