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신문과 함께했던 일상도 끝이 났다. 신문사 일로 꽉 찼던 나의 일정표도 어느새 텅텅 비었다. 평소 ‘퇴임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는데 막상 그 시간이 되니 섭섭한 마음이 든다.

처음 전북대신문에 들어왔을 때 2매 분량의 글을 쓰는데도 일주일이 넘게 걸렸고, 앞서 가는 동기들을 보며 내 능력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다.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심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사를 완성했을 때의 뿌듯함과 다음에 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아쉬움이 지금의 퇴임까지 오게 하였다.

월요일은 마감, 화요일은 교정, 수요일은 SNS 콘텐츠 제작, 목요일은 영상편집, 금요일은 편집회의. 모든 일정이 신문사였다. 마감날마다 밤을 새우는 것은 당연했고 학교 축제, 행사가 우리에겐 그저 기삿거리일 뿐이었다. 밤새워 제작했지만 50회도 안 되는 조회수를 보며 회의감이 들었고, 올라가지 않는 구독자 수를 볼 때면 나의 노력이 물거품 되는 기분이었다. 많은 증오의 순간들이 있었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말라는 동기의 말을 듣고 과정에 의미를 두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과정에서 성장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재작년 이맘때쯤 제작했던 기획 영상 제작 기간은 시험과 겹치는 마감일, 서투른 영상편집 실력과 주변의 압박 등으로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었다. 힘들었지만 포기하면 후회할 것 같았다. 그래서 끝까지 온 힘을 다했고 이때 경험이 나를 많이 성장시켰다. 이후 영상편집에 자신감이 붙었고 이제는 나의 특기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을 갖추게 됐다.

“신문사는 애증의 공간이다”라는 선배들의 말에 공감이 간다. 이곳에 들어와 증오하는 순간이 많았던 만큼 사랑하는 순간도 많았다. 마감을 끝내고 동기들과 함께한 시간, 힘들어하고 있으면 먼저 다가와 주던 사람들, 잘했다는 선배의 말 한마디. 돌아보니 사소한 모든 순간이 사랑이었다.

사실 나는 퇴임의 변을 쓰는 지금도 글 쓰는 것이 두렵고 어렵다. 퇴임의 변을 쓸 때쯤이면 글을 술술 써 내려갈 줄 알 았는데 큰 오산이었다. 서툰 글솜씨로 감사의 말들을 전하며 마지막 기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리를 위해 항상 애써주시는 세영 선배님과 국장님, 퇴임까지 올 수 있게 도와준 선배, 후배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3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버텨준 사랑하는 동기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원소정 | 62기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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