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할 때 재미를 느끼지 않으면 그 과정이 오래 느껴지고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전북대신문에서의 3 년은 참으로 짧지 않았나 생각된다.

무더운 여름, 기사의 마무리를 위해 취재원을 급히 구할 때는 온몸이 땀으로 뒤덮이는 것이 일상이었고 학교에서의 일출도 밥 먹듯이 봤다. 그럼에도 기자 생활 중 “왜 신문사 해?”라는 질문에는 쉽사리 답을 하지 못했다. 가끔 스스로 고민도 해봤지만, 매번 기사 마감, 시험공부 등을 핑계로 진솔한 답을 찾아본 적은 없다. 퇴임의 변을 마지막으로 신문사의 마무리를 짓고 있는 지금 그 답은 재미있었기 때문이지 않나 생각된다.

취재원에게 미숙함으로 꾸중을 들어 위축된 기자가 다음에는 더욱 숙련된 태도로 취재원과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을 때의 쾌감, 수백 장을 찍어도 아쉽다는 소리를 들었던 보도사진, 두세 번을 갈아엎어도 해가 뜰 때까지 마무리를 짓지 못했던 기사가 나만의 기술과 노련함 으로 매끈하게 마무리됐을 때의 경험은 나에게 재미라는 감정을 채워주기 충분했다. 3년이라는 시간에도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한 부족함도 후회보다는 발전할 기회를 줬다는 점에서 감사함이 더 크다. 취재 능력의 한계로 만족스러운 마무리를 못 한 기사, 호기롭게 도전했지만, 위압감을 못 이겨 부족함을 지적받았던 토론회 사회의 경험 역시 앞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로 나에게 재미를 줄 것이다. 신문사 동기들끼리 모이는 자리면 매번 나오는 이야깃거리가 있다.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도 신문사 할 거야?” 이제는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다. 무조건 다시 할 것이다. 재미있기에, 어디서도 못해볼 경험이기에.

문준혁 | 62기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