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우리를 위한 친환경 장터, 불모지장

▲불모지장에서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이다.
▲불모지장에서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이다.

맛있게 배달 음식을 먹고 나면 언제나 일회용품 분리배출 시간이 찾아온다. 일회용품 사용량을 줄이고자 직접 장을 보고 요리해 봐도 문제는 여전하다. 마트에서 판매하는 재료 역시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포장됐기 때문. 그렇다면 별도의 포장재 없이 뭔가를 구매하는 것은 불가능할까? 쓰레기 없이 장 보고 싶다는 마음을 담아 만든 장터 ‘불모지장’을 소개한다.

불모지장은 전주에서 꾸준히 열리고 있는 제로 웨이스트·비건 장터로 ‘불편한 모험을 통해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나는 장’의 약어다. 장터 이름에는 환경 불모지를 비옥지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기획자의 마음이 담겨있다. 불모지장은 제로 웨이스트 장터로서 쓰레기 최소화 방식을 기획자, 판매자, 구매자와 함께 고민하고자 맞춤형 매뉴얼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필요 이상의 자원을 사용하지 않도록 유도하고 다회용기 지참을 권장하며 불필요한 쓰레기 발생을 줄여나가고 있다. 장터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방문자에게 쓰레기 없이 장 보는 경험을 제공한다.

불모지장 기획자 모아(사회·21졸) 씨는 불모지장의 특색으로 소비자들의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불모지장은 일상에서 사용 가능한 친환경 물품을 판매해 평소에도 환경을 고려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비건 핫도그, 비건 김밥과 같은 비건 음식부터 설거지바, 폐지를 활용한 수제종이, 못난이 농산물까지 장터에 나오는 물건들은 다양하다. 매번 다른 판매자가 참여해 회차마다 판매 품목이 달라지는 것도 불모지장의 매력이다. 그러나 비건 물건 등을 쓰레기 및 과포장 없이 필요한 만큼만 구매 가능하다는 장터의 큰 틀은 바뀌지 않는다.

장터 한편에서는 친환경 캠페인인 ‘바꾸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바꾸다 캠페인이란 쓰레기들이 쓸모 있는 것으로 바뀌어 사용될 수 있도록 올바른 배출법을 알리는 캠페인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 2021년에는 우유, 두유 등이 담기는 종이팩을 주제로 페인을 진행했고 가장 최근에 진행한 플라스틱 병뚜껑 편 캠페인에서는 병뚜껑을 활용해 예술 작품을 제작 후 전시했다.

운영 초기 코로나로 인해 150명에서 200명 정도의 제한된 인원을 수용했던 불모지장이 현재는 참여자가 대략 1000명에 달할 만큼 규모가 커졌다. 모아 씨는 장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환경과 지구를 위해 하는 활동들이 사실은 나 자신과 우리를 위해 하는 활동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불모지장이 지금처럼 정체성을 유지하고 더 확장해 모든 지역마다 이런 친환경적인 장터가 자리 잡게끔 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 2020년 시작된 불모지장은 지금까지 총 7번 개최됐으며 보통 1년에 한두 번 정도 열린다. 올해 불모지장은 총 두 번 열릴 계획이며 아직 시간은 미정이지만 첫 번째 장터는 오는 5월 4일 팔복예술공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어 그는 “장터는 하루 열리지만 그날 장터에 오는 많은 사람들한테 긍정적인 영향력이 닿을 것”이라며 “하루의 경험이 일상에서도 이어지면 환경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시현 기자 shshsy0318@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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