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아침 수업을 마치고 인문대 2호관 뒷문을 연 순간 박세준(정치외교·23) 씨를 기다린 것은 매캐한 담배 연기였다. 인문대 2호관 근처에는 별도의 흡연 구역이나 부스가 설치돼 있지 않다. 그 때문에 사회대와 인문대 2호관 뒤편에 놓인 벤치들이 흡연 구역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수업을 마치고 건물 뒤로 나가면 바로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있는 탓에, 어쩔 수 없이 담배 연기를 맡게 된다. 박세준 씨는 “담배 냄새가 심해 계단으로 위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 오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 제4항 제7호에 의거, 학교의 교사는 금연 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 또한, 보건복지부의 금연구역 지정관리 업무지침에 따르면 단독건물은 건물 외벽 기준 사방 10m 이내가 금연구역이다. 건물 사방 10m가 금연구역으로 지정 돼 있지만, 건물을 제외한 캠퍼스 공간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혼선을 빚고 있다. 흡연자인 김일이(무역·18) 씨는 “흡연 공간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눈치도 보이고, 교외에도 흡연부스가 부족하므로 담배를 피우기 어렵다”라며 불편함을 호 소했다.

□…교내 흡연 구역 지정의 문제는 지난 2017년 본지에서도 다룬 바 있다. 2018학년도 ‘내일로’ 총학생회 역시 소통/복지 분야 공약으로 ‘흡연구역 지정’을 제시했다. 캠퍼스 내 ‘흡연존(Zone) 설치 및 홍보’ 라는 이름으로 논의된 해당 공약은 설치 장소가 합의되지 않아 보류됐다. 그 결과 공대와 사범대를 제외한 단과대학에는 별도로 지정된 흡연 구역이나, 흡연 부스가 현재까지 부재한 상태다. 공대 흡연 부스는 공대 1호 관 앞 7호관 옆에, 사범대 흡연부스는 사범대 본관 동측, 진수당 교육동 1층 내, 예체능관 건물 좌측, 과학관 건물 후면에 설치돼 있다.

□… 현재 단과대학 별 공식적인 흡연 부스 및 흡연 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총 6곳이다. 학교의 면적을 고려할 때 이는 턱 없이 부족한 숫자다. 흡연 구역 및 부스의 부족은 흡연자, 비흡연자 모두에게 문제다. 부족한 흡연 구역 및 부스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의 눈치를 보며 담배를 피우고, 비흡연자도 길을 지날 때마다 담배 연기로 얼굴을 찌푸린다. 현재 흡연 부스는 시설의 설치는 본부 시설과의 소관이다. 하지만 흡연 관련 시설의 관리는 각 단대별로 맡고 있다. 흡연 관련 시설의 관리를 일원화하고, 부족한 시설을 확충해 흡연 문제 해결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영재 yeo7372@jbnu.ac.kr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