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에 무수히 많은 알이 열리는 포도는 다산과 번성을 상징하며 공예품 장식 문양과 그림의 소재로 활용됐다. 최석환은 조선 후기 서화가로 산수화, 사군자 등 다양한 작품을 남겼지만 특히 포도그림이 유명하다. 독립운동가이자 서예가인 오세창이 저술한 『근역서화징(槿域書畫徵)』에는 ‘호가 낭곡이며 전북 옥구군 임피면(現 군산시)에 살고 포도를 잘 그린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8폭으로 그려진 이 포도그림은 오른쪽 두 폭의 중앙에서 시작된 줄기가 원을 그리듯이 휘돌아 왼편으로 넝쿨이 뻗어나가는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굵고 빠른 필치로 그린 줄기, 먹의 농도를 조절해 표현한 포도 잎과 포도알은 포도넝쿨의 다채로움과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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