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펠러에 LED 장치 결합, 어둠 속에서도 빛이 될게요

초등학생 시절 RC카부터 시작된 무선조종에 대한 관심
소방관 근무 후 사비로 마련한 드론 조정하며 감각 키워
홍수 현장에서 실종자 발견, 인력과 장비 문제 해결됐으면

“드론의 매력은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 신준호(법학·97 졸) 소방장은 드론으로 하늘을 가르며 소방관들의 눈이 되어주는, 전북 최초 소방 드론팀의 팀장을 맡고 있다.

“형, 저 RC카 한 번만 조종해보면 안 돼요?” 신 소방장의 초등학생 시절 이야기다. 그때부터 신준호 소방장은 운동장을 달리는 RC카를 보고 꼭 커서 자신의 RC카를 갖고 싶다고 다짐했고 무선조종 장난감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졌다.

RC카와 운동장을 뛰놀던 어린 시절이 희미해갈 때쯤, 신준호 소방장은 우리 학교 법학과에 입학해 행정고시를 비롯한 여러 시험에 도전했다. 합격은 쉽지 않았다. 그는 친구를 따라 소방 시험을 준비했고 35살에 합격이라는 결실을 봤다.

소방관으로 근무하며 어린 시절의 꿈이었던 RC카의 추억을 살려 입문용 드론을 구입했다. 신준호 소방장은 “쉬는 날이면 종종 그 드론을 가지고 놀며 드론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았다”며 “소방서 내부에서도 휴식 시간마다 드론을 날려 보곤 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부안 소방서 구급대에서 근무하게 됐다. 당시 소방본부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민원 상담 등 4차 산업 기술을 소방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그 일환으로 드론 조종사 교육이 진행됐다. 입사 이후 입문용 드론을 조종해 왔던 그는 교육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마침내 교육을 완수한 신 소방장은 드론 조종 자격증인 ‘초경량 비행장치 조종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드론을 활용해 소방 임무를 수행하는 것은 어려웠다. 당시 전북 소방본부 드론은 군산과 부안에 각각 1대뿐이었다. 이마저도 상태가 좋지 않아 추락이 빈번해 조종 연습이 힘들었다. 그는 사비 200만원을 들여 드론을 구매해 연습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움직이는 드론이 없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사비로 구입할 수밖에 없었죠.”

소방서에서 일하던 어느 날, 그는 야간 산악사고 출동을 나가게 됐다. 구조 대상자의 소리는 들렸지만, 능선에 가려져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 그때 그의 머릿속에서 ‘어둡긴 하지만 드론을 활용하면 더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드론 프로펠러에 LED 장치를 다는 등 드론을 현장에서 사용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계속된 노력 덕분일까? 남원 소방서로 옮긴 신준호 소방장은 지난 8월 14일 홍수가 난 남원의 요천에서 전북 최초로 드론을 활용해 실종자의 시신 을 발견했다.

현재 그는 지난 9월 9일부터 전북 소방 드론팀 ‘stay up’ 팀장을 맡고 있다. 신준호 소방장은 “인력난과 장비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 지역 소방 드론팀처럼 드론 전문 동호회가 활성화돼 그 인력을 끌어오는 방식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말하며 어제보다 더 나은 stay up 팀의 내일을 그렸다.

권지민 기자 jiipushed@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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