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후에도 생각나는 대학가 치킨집이 되고파

과학자 꿈꾸던 공대생, 대학 상권 자영업에 도전
레드오션인 치킨집 창업, 8년째 구정문 자리 지켜
“후배들에게 오래오래 사랑받는 치킨집이 됐으면”

“띠리링, 주문이 접수됐습니다.” 4년 만에 치러지는 월드컵을 맞아 전국의 치킨집은 쏟아지는 주문량에 쉴 새가 없다. 마이마이치킨 전북대점을 운영하는 황길원(전자공학·14졸) 사장 역시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분주히 움직였다. 눈코 뜰 새 없는 상황임에도 가게에 온 후배들을 따사로이 맞이하는 그의 모습에서 남다른 후배 사랑이 느껴졌다.

요식업에 종사하고 있는 그는 대학 시절 전자공학을 전공했다. 과학자의 꿈을 가지고 공대에 입학한 그였지만 마주한 전공 수업의 난이도는 이전에 배우던 것과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러던 중 문득 학창 시절에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물건을 팔아 돈을 벌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전공을 배울수록 점차 내용이 심화되고 이를 따라가기 벅차다고 느끼면서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어요. 인터넷에서 책을 사면 할인도 되고 적립금도 생기잖아요? 당시는 인터넷 서점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라 친구들에게 책을 되팔면서 용돈을 만들기도 했어요.”

그렇게 황 사장은 졸업 후 바로 자신의 가게를 열었다. 하지만 이미 학교 상권에는 학생들의 사랑을 받는 음식점이 즐비했고 유명한 치킨 체인점도 대부분 입점해 있었다. 그는 입소문을 통해 단골손님을 늘려나가기로 마음먹었다. 황 사장은 음식의 양만큼은 아낌없이 주고자 노력했고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인정받으면서 8년째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치킨을 만들 때 있어 재료를 아끼지 않으려고 노력해요”라며 “치킨이 저렴한 음식이 아닌 만큼 손님들이 만족하려면 무엇보다 양이 부족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라고 말했다.

그의 친화력 또한 인기 비결이다. 마이마이치킨 온라인 후기에는 손님을 삐약이라 칭하며 일일이 장문의 답글을 달고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매장에는 항상 E-스포츠 경기를 틀어놓는다. 치킨을 먹는 손님과 함께 긴박한 경기 흐름에 감탄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며 즐기는 것 또한 황길원 사장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매장 안 학생 역시 마치 친구와 같이 경기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며 경기가 있는 날에 가게를 찾곤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의 후배 사랑은 가게 내의 이벤트로도 드러난다. 그는 전북대 학생이라고 말하면 주문한 치킨에 무료로 떡 튀김을 올려준다. 황 사장은 코로나-19가 차츰 잦아들어 가게 내에서 후배들을 볼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한다.

그는 “졸업한 학생들이 다시 찾아와줄 때 큰 보람을 느껴요”며 “후배들에게 오래오래 사랑받는 치킨집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전했다.

김근엽 기자 30dlf@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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