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및 학생자치 관심 저하 이유, ‘소통 부족’
관련 부처 신설하고 포럼 개최해 이야기 들을 것
“학생들만 생각한 학생 자치기구로 인식되고파”

▲(왼쪽부터) 정동현 (유기소재파이버공학·17) 총학생회장 당선자와 양건(국제인문사회·19)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다.
▲(왼쪽부터) 정동현 (유기소재파이버공학·17) 총학생회장 당선자와 양건(국제인문사회·19)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다.

오는 12월 1일 제55대 로운 총학생회가 출범함에 따라 정동현(유기소재파이버공학·17) 총학생회장 당선자와 양건(국제인문사회·19) 부총학생회장 당선자가 새롭게 취임할 예정이다.

두 사람이 본격적인 러닝메이트로 연을 맺은 건 지난 2월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가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에게 출마 제안을 하면서 시작됐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당시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만큼 학생자치에 관심 있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그와 함께 한다면 나태해지지 않고 학생과 소통하는 학생회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가 출마 제의를 흔쾌히 바로 수락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올해 공대 회장으로서 주요 공약이었던 ‘기사시험장 유치’를 성공하지 못했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출마 제의를 받은 당시에는 약속한 공약을 지키지 못한 상태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총학생회에 출마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해 제안을 두 번이나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기사시험장 유치가 공대 학생들에게도 실현 어려운 공약이라고 평가받았다며 해당 정책이 포퓰리즘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9개월 동안 관계 기관과 강의실 사용 허가 및 관련 사항을 조율했고 긴 노력 끝에 지난 8월 3차 필기 시험장을 공대 내에 유치시켰다. 그는 학생들이 가장 원했던 약속을 지킴으로써 이들이 필요로 하는 일들을 가장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후 자신이 꿈꾸는 학생자치에 관한 가치관을 잘 경청하고 공감했던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에게 다시 총학생회에 출마해보자며 손을 내밀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에게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두 번째 도전이었다. 지난해 제54대 총학생회 선거에서 W선본의 부후보로 출마했던 그는 164표 차이로 낙선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낙선 요인으로 학생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도전적인 공약 제시를 꼽았다. 그는 지난 잘못을 발판 삼아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많이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올해 일반 학생으로서 학생자치를 되돌아보며 전공진로설계처럼 일방적인 대학 행정 예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깊게 고민했다. 이후 이를 다시 한번 해결해보자는 마음을 먹고 재출마를 결심했다.

공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따르는 어려움도 있었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총학생회의 학생회비 계좌를 법인으로 등록하는 공약이 생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이 납부한 총학생회비가 들어 있는 계좌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공약으로 내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법인화라는 개념 자체가 너무 어려웠다”며 “몇 날 며칠 밤을 새워가며 공부했다”고 답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생활관 통금 시간 조정 공약 준비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는 “매년 나오던 공약이기에 학생들이 공약에 대해 공감을 해줄지 걱정됐다”며 “총장선거 후보자 8인을 만나 시행을 약속받았고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선본 이름 ‘로운’에는 많은 뜻이 담겼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옴으로써 다채‘로운’ 전대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여러 단어와 함께 어우러지는 단어인 ‘로운’처럼 학생들과 하나로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총학생회가 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는 9년 만에 단선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단일후보로 출마했기에 부담감 역시 컸다고 말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총학생회 선거가 경선으로 이뤄질 때는 학생자치에 관한 관심이 높은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며 “이번 선거가 단선으로 이뤄진 만큼 학생자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야 할 때”라고 우려했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 투표율은 50.89%로 간신히 50%를 넘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많은 학생이 학생회의 필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는 학생회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활동을 많이 하겠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총학생회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것은 바로 ‘소통’이다. 이들 모두 학생 자치기구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낮아진 이유를 소통의 부재로 꼽았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학생회가 학생이 표출한 불만에 대해 제대로 답변한 적이 드물었다”며 앞으로 소통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그는 공대 학생회 내에 소통국을 만들어 해당 임원들이 SNS를 통해 공대 학생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이어 나가고자 총학생회 조직 내 학생과의 소통만을 담당하는 ‘소통국’을 신설했다며 앞으로는 학생과 학생회 간의 효율적인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대학 본부와 원활한 소통 유지를 이어나 가기 위해 총장선거 후보자 8인을 만나 대학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예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행정 예고를 통해 학생 혼란을 방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가장 먼저 시행할 공약 역시 소통과 관련한 학생자치포럼이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매달 학생들을 만나 의견을 주고받으며 학생자치에 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생과 학생회 간의 소통이 주로 비대면으로 이뤄졌다며 앞으로는 대면으로 학생들의 건의사항을 듣고 바로 피드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총학생회장단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봉사 정신과 겸손, 경청을 꼽았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학생회가 봉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학생들의 사소한 의견도 무시하지 않고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는 낮은 자세가 총학생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 역시 “학생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로운 총학생회는 임기가 끝난 후 학생들에게 학생들만 생각했던 학생 자치기구로 인식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건 부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일 잘하는 학생회보다 학생들의 의견을 잘 대변하는 학생회가 바람직한 학생 자치기구의 표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정동현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앞으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겠다”고 덧붙였다.

안유진 기자 lisaisa@jbnu.ac.kr
문준혁 기자 moondori3840@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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