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잎이 떨어지기 시작할 무렵 총장선거 벽보가 학교 곳곳을 채웠다. 그리고 오늘(23일) 총장선거가 시작됐다. 투표는 진수당 가인홀에 위치한 현장투표소나 문자, 이메일로 받은 링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 오후 12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 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3회에 걸쳐 투표를 시행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다수 득표자 3인을 대상으로 2차 투표를 시행하고 이때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제19대 총장선거는 지난해 8월 교육공무원법을 개정함에 따라 교수, 직원, 학생이 함께 총장선거 방식과 절차를 정할 수 있게 됐다. 지난 제18대 총장선거까지만 해도 교원의 합의로 총장선거가 이뤄졌다. 이번 총장선거부터 총장선거 전반에 학생이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교수, 직원, 학생 주도의 정책토론회 개최와 학생 투표반영 비율 10%를 기록하는 등 학생 참여 기회가 향상됐다.

학생 투표반영 비율이 10%로 상승하기까지는 수많은 일이 있었다. 제18대 총장선거 당시 교수회가 독단적으로 학생 투표반영 비율을 0%로 결정하려 했고, 제50대 ‘내일로’ 총학생회는 회의실 입구를 막아 점거하는 등 투표권 획득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런 노력으로 학생 투표반영 비율 3.54%까지 끌어올렸으나 정작 학생들의 투표 참여율은 저조했다. 전북도민일보는 기사를 통해 우리 학교 제18대 총장선거에 대학원생은 많이 투표했지만, 학부생의 투표율은 20~30%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현재 필자의 주위에는 총장선거 후보자의 이름을 제대로 아는 학생이 별로 없을뿐더러 총장 정책토론회가 2회나 열렸음에도 현장에 있는 학생은 몇 명뿐이었다. 또,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총장선거 후보자 공약 관련 게시글이 올라왔지만, 게시글은 10개가 채 되지 않았다. 여전히 학생들은 총장선거를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이러한 무관심은 총장선거를 ‘교수들만의 리그’라 불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어떤 총장선거 후보가 당선되는지에 따라 학교생활은 크게 달라진다. 최근 학생들은 학생 의견 수렴 없이 시행된 전공진로설계에 크게 불만을 느꼈다. 이런 상황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 투표율은 총장에 대해 얼마나 많은 관심이 있는지 보여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또, 높은 투표율은 총장에게 전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될 것이다. 어떤 후보가 학생의 의견을 잘 반영했고, 지킬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웠는지 판단해 더 나은 우리 학교를 위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길 바란다.

김아름 |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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