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를 포착하는 작가 되고파
- 최윤정 동국대학교 문예창작 4

소설의 다양한 결말처럼 모두의 끝은 저마다 다릅니다. 저는 각자의 어떤 '끝자락'을 남기고자 글을 쓰곤 했습니다. 그 '끝자락'이 행복하든 암울하든 모든 이야기는 가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제 소설 속 인물들의 나이는 천차만별입니다.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나이와 상관없이 기록해야 할 순간이 있다고 믿기에, 저는 그 찰나를 포착하는 작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게 가장 매력적인 것은 부모님 세대를 그리는 일입니다. 그네들의 과거와 현재를 따라 이제는 끝이 난 이야기의 발자취를 걸어가 보는 건 의미가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의 지나간 세월을 기록하고, 찰나지만 묶어둘 수 있다는 게 말이죠. 소설의 등장인물은 늙지 않으니까요. 현재 이야기를 남기는 건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인 것 같습니다.

항상 끝이란 것은 힘들면서도 달콤합니다. 무언가 종료된다는 것이 허무하지만 내가 했던 일을 곱씹어 보고 남겨진 결과물에 만족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식빵의 꽁다리로 만드는 바삭한 러스크, 카스텔라의 끄트머리 껍질 부분. 저의 끝은 달짝지근한 결말로 나아가길 소원했습니다. 때문에 대학 생활의 끝자락에서 받은 이 상은 무엇보다 그 의미가 컸습니다. 글을 쓰는 나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고, 스스로 작아지고, 의문을 지니고. 하지만 적막 속에 울리는 벨 소리가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했습니다. 이 <최명희청년소설문학상> 수상은 제가 소설을 정진해서 쓸 수 있는 하나의 원동력으로 작동될 것 같습니다. 이 연료를 바탕으로 창작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순환하는 열차처럼 지속적이고 빠르게.

마지막으로 제게 무한한 응원과 사랑을 보내주는 어머니와 아버지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