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시간
-김평강 안양예고 문예창작 3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엄마와 나는 아빠의 이웃이 아니라서

 

아빠는 일요일이 아니어도 예배를 드렸다

 

다함께 일어나서 찬양 드립시다

인도자의 말로 시작되는 오늘의 예배

 

아빠가 십자가를 휘두른다

오른뺨을 맞은 엄마가 왼뺨을 내민다

하나님의 착한 종이라서

어쩌면 오른손 잡이인 아빠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

 

기도 시간에는 아빠도 눈을 감고 손을 모아서

 

죽고 싶다는 생각하면 지옥 가니까

죽기 전까지 기도만 했으면 좋겠다

생각을 하고

 

설교 시간에는 무릎을 꿇어야 했다

아빠 다리는 아빠만 할 수 있었고

두려움에 얼어버린 다리는 펴지지 않았다

 

옆집 사람이 초인종을 누르면

아빠는 예배를 드리고 있던 거라고

 

예배를 방해한 이웃을 위해서도 기도를 한다

 

마지막으로 다같이 한 목소리로

주기도문을 외운다

대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