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경제 침체 등으로 청년의 취업난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5월 6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일자리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청년고용률이 40% 미만으로 느껴진다고 답했다. 경직된 취업난 속 취업준비생은 사람들의 회사 합격 수기와 성공 사례를 참고하며 자신의 미래를 계획한다. 실제로 인터넷 강의 플랫폼과 각 학교 등은 취업한 학생들의 합격 수기 공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그 자리에 나온 합격자는 전공 성적부터 시작해 어학 및 자격증 준비, 대외활동, 대회 수상까지 자신의 스펙을 화려하게 나열한다. 이 모든 걸 빠짐없이 챙겨야 비로소 취업 준비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대기업에서 주관하는 공모전, 전공 분야가 아니더라도 취업에 도움이 된다는 동아리 및 봉사 활동까지 취업을 위해서라면 전부 필요하다.

취업준비생에게 시한폭탄 같은 시간과 나이는 더 빠른 시간에 더 많은 스펙을 쌓아야 한다는 조급함과 압박감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한정적인 시간과 체력에 스펙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은 없고 오히려 이도 저도 아닌 결과와 마주하게 된다. 지난 2018년 2월 22일부터 3월 6일까지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이 조사한 바로는 전국 20대 대학생 719명 중 89.6%가 스펙에 대한 압박감을 받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전체 응답자의 78.3%가 자신의 스펙이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사람들은 왜 많은 스펙을 쌓으면서도 그 스펙에 만족하지 못하는가. 시대가 흐르면서 고스펙이 평준화된 것이 이유일까? 부족해진 일자리에 불안함을 느껴서 그런 걸까? 자신에게 필요한 스펙의 정도는 지극히 주관적이다. 정답이 없는 스펙에 자신과 타인의 스펙을 비교하며, 사람들은 ‘고고익선’을 추구한다. 그러나 정작 인사담당자는 단순히 스펙을 나열하기보다는 진심과 열정이 담긴 지원 직무 이야기기 필요하다고 말한다.

취업을 위해서는 사회가 요구하는 스펙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경력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목표는 있지만, 그 방향을 찾지 못해 우선 무엇이라도 해서 바쁘고 보자는 마음이라면, 자신의 미래에 대한 뼈대를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취업에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를 조언서로 삼되, ‘나’라는 사람만의 장점과 경험을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스펙으로 만들어 나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자.

인생의 길이 하나가 아니듯이, 스펙 역시 정해진 것이 없다.

안유진 |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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