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파도처럼 덮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물에 잉크가 퍼지듯이 서서히 물드는 사람도 있는 거야.” 영화 ‘헤어질 결심’의 대사다. ‘미장센의 대가’ 박찬욱 감독이 내놓은 역작이라는 소문에 사람들은 영화관으로 모여들었다. 팝콘과 콜라도 같이 구매하면 영화 한 편 관람에 소비되는 총비용은 2만 원이 넘는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별생각 없이 영화를 예매하곤 했는데, 이제는 가격 때문에 부담되는 일이 됐다는 것이 물가 상승을 제대로 체감하게 한다.

실제로 영화 티켓(CGV 기준)은 최근 2년 사이에 4천 원이나 올랐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7천 원이었던 티켓값이 지난 2019년에는 1만 원, 올해에는 1만 4천 원으로 책정되며 상승 추이를 보인다. 데이트 코스로 영화관을 택한 연인들은 3만 2천 원이나 하는 커플석 가격을 내야 한다. 사람들은 “다양한 영화를 몇 번이고 볼 수 있는 OTT(Over-the-Top) 서비스의 구독료와 대비된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주목해야 할 점은 무섭게 치솟고 있는 영화 티켓 가격뿐만이 아니다.

최근 빅3 치킨 업체(교촌·bhc·BBQ) 메뉴의 가격이 인상되며 ‘치킨값 2만 원 시대’가 열리게 됐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사용하는 9-10호 닭의 시세가 지난 2020년 10월 2231원(1kg당)에서 현재 4385원(1kg당)으로 오름세를 보인다고 한다. 또한 통계 사이트 인덱스 문디(Index Mundi)에 따르면 BBQ에서 튀김 기름으로 쓰이는 올리브유는 지난 2020년 12월 1313달러(1t 당)에서 2021년 11월 4186달러(1t당)로 급등했다고 한다. 이러한 원료 비중이 치킨의 판매가의 55% 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치킨 가격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지난 8월 채소의 물가상승률은 28.0%를 기록하여 배추 78.0%, 오이 69.2%, 파 48.9% 등 물가고(物價高)에 가중하고 있다. 이렇게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는 현상을 인플레이션(inflation)이라고 한다. 통계청의 발표로는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했으며, 1998년 11월 6.8%를 기록한 IMF 금융위기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우리나라가 경제 위기를 겪게 된 원인은 다양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수요 회복,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문제로 물가가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건전한 소비 즉, 자익을 위해 사재기를 하지 않고 합리적인 소비 생활을 이어 나가면 된다. 그동안에 정부는 경제 위기 보완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도연 | 화학·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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