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숙 | 교수 (인문대‧철학)
진숙 | 교수 (인문대‧철학)

‘내’가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알기 쉽지 않다. ‘나 자신’으로 돼 가는 과정 그 자체가 인생일 것이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욕망할 수 있겠으나 그 각각의 동기는 다르다.

철학자들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으로 용기, 절제, 지혜, 정의 등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절제와 용기를 가치 있게 본다. 일본의 작가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에서 “우리가 생활양식을 바꾸려 할 때 우리는 큰 용기가 필요한데, 변함으로써 생기는 불안을 선택할 것인가. 변하지 않아서 생기는 불만을 선택할 것인가.”라고 한다. 이는 선택의 문제이고 이 선택에는 용기가 따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선택을 할 때 실패라는 두려움을 가질 수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누구나 용기에 대한 정의가 다르며 실천하는 것에 어려움을 가질 수 있다. 평범했던 한 인간이 두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가 2007년 멜 깁슨이 감독한 영화 ‘아포칼립토’이다. 여기에서 인간은 원래 용기 있고 강하게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두려움을 딛고 선택해가는 용기 있는 인간이 돼 간다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이를 위해 우리는 어떤 생활양식을 가지는가. 나는 절제, 즉 니체의 언어로 표현하면 “자신이 현실에서 행해야 하는 바로 그것, 자신이 욕망을 스스로 제어한다는 것”을 지지한다. 여기에는 비난, 복수 그리고 사랑과 자애의 선택지가 있다. 과연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가 의 문제인 것이다. 그는 네 가지 덕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자신과 친구에 대해서는 늘 ‘성실’하라. 적에 대해서는 ‘용기’를 가져라. 패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어라. 그 밖의 모든 경우에 대해서 언제나 ‘예의’를 지켜라.” 이 네 가지 덕 중에서도 용기는 모든 덕을 행하게 하는 근본으로 여겨진다. 성실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관용과 예의를 행할 수 있는 용기다.

우리는 지난 2년여 동안 코로나 블루라는 정신의 아픔을 겪으며 사람들간의 상실을 경험했다. 자연은 우리에게 독을 주기도 하지만 그 안에 해독약 또한 품고 있다고 한다. 우리의 과제는 그 해독약을 찾아가는 것이고 그 과정이 여정이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절제와 용기가 필요할 것이고 더불어 성실함, 인간에 대한 예의 를 동반한다.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영국 속담에 “잔잔한 바다는 항해 실 력을 늘려주지 않는다.”라는 말이 의미하듯 우리는 용기를 내어 파도치는 바다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내일 세상이 망해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처럼 우리는 나로 살기 위해 용기를 내어야 한다. “모든 고귀한 것 은 힘들 뿐만 아니라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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