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학기가 시작되는 가을, 부모님의 보살핌을 벗어나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초보 자취러’들이 있다. 이들에게 직접 발품 팔아 돌아본 자취방만 50여 곳이 넘는 4년 차 자취러가 몇 가지 조언을 전하고자 한다.

방에 들어갔을 때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현관에서 △신발장의 크기 △신발장 센서등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신발이 많은 인간 지네라면 신발장의 크기는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 현관에 센서등이 없는 자취방에 입주하면 밤에 신발장 앞에서 신발과 눈치싸움을 해야 하니 센서등의 유무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거 공간은 △방의 크기 △침대, 책상, 옷장, 서랍장의 크기 △전기 콘센트의 개수와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가구뿐만 아니라 집에서 챙겨오는 짐들을 생각하며 자취방의 크기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소한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덜컥 방을 계약한다면 불편한 가구들을 사용하며 몸이 고통받거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 가구들을 구매해 금전적으로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전기 콘센트 역시 가볍게 볼 존재가 아니다. 콘센트가 필요한 곳에 없다면 자취방은 멀티탭 전선들로 어질러질 수 있다. 나아가 침대 주변에 콘센트가 없다면 잠들기 직전 휴대폰 충전을 위해 아늑한 이불을 벗어나야 할 수 있으니 콘센트의 위치 역시 꼼꼼하게 살펴보자.

주방을 볼 때는 먼저 분리형 주방인지 확인하자. 다음으로는 △냉장고의 크기와 청결도 △상부, 하부장의 크기 △주방 창문 유무 △가스레인지, 인덕션 화구의 개수 △싱크대의 크기와 수압을 확인해야 한다. 먼저 주방 창문의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조리할 때 생기는 연기와 냄새를 환기하기 위해서다. 옵션으로 설치된 냉장고의 찌든 때들을 보고도 ‘청소해서 없애야지!’ 하는 생각으로 방을 계약하려고 한다면 그 생각은 고이 접어두는 것이 좋다. 찌든 때를 지우기 위해 두 팔이 없어지도록 닦을 예정이 아니라면 냉장고의 청결도도 함께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명심하자, 냉장고의 찌든 때는 우리보다 강하다.

마지막으로는 화장실을 확인해야 한다. 화장실에서는 △화장실의 크기 △배수구 △화장실의 환풍구 또는 창문 △화장실의 수납함 유무를 확인한다. 화장실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환기다. 샤워 후 습해진 화장실을 환기하지 못하면 그 순간부터 화장실은 곰팡이들과 함께 사용하게 된다.

자취방을 구할 때 기본적으로 살펴야 할 내용만 담아봤을 뿐 자취방을 계약할 때는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처음 계약한 자취방에서 행복한 자취생활을 만들어가길 기원하며 좋은 방과 함께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면 좋겠다.

김태형 | 무역·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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