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생활관 중 참빛관만 의무식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 29일부터 생활관 식당이 운영됨에 따라 학내 익명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에 참빛관 의무식에 대한 불만사항 글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에 전북대신문이 참빛관 의무식에 대한 만족도를 알아보고자 참빛관 의무식 이용자를 대상으로 ‘참빛관 의무식의 위생, 양과 질, 비용’에 대한 설문조사(이하 설문)를 했다. 지난 8 월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구글 폼을 사용해 진행된 설문에는 총 600명이 참여했으며, 질문에 따라 복수응답을 가능하게 했다. <편집자 주>

지난 2009년에 준공된 참빛관은 민간 기업이 공공시설을 짓고 정부가 시설임대료를 내는 BTL(Build Transfer Lease)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 생활관 중 참빛관, 새빛관, 한빛관, 혜민관이 BTL 방식으로 관리되고 있으나 그중 참빛관은 가장 많은 인원인 1800명을 수용하기에 전용 식당이 마련돼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참빛관생은 의무적으로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이번 설문 응답자 중 과반이 넘는 학생이 의무식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양보다 질…응답자 71.1%, ‘의무식 질 불만족’
설문 응답자 중 반절이 훌쩍 넘는 71.1%(395명)가 참빛관 의무식의 질에 부정적(불만족+매우 불만족)으로 답했다. 긍정적(만족+매우 만족)으로 답한 이는 12.1%(67명)에 그쳤으며, 보통으로 답한 이는 16.9%(94명)였다.

부정적으로 답한 응답자 중 가장 많은 71.9%(284명)는 ‘메뉴와 반찬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답했으며,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답한 이가 65.1%(257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전체 응답자의 44.5%(176명)는 ‘조리시간의 오류(부족하거나 과함)’, 39.7%(157명)는 ‘식단의 영양 불균형’을 꼽았다.

▲의무식의 질 관련 평가 그래프다.
▲의무식의 질 관련 평가 그래프다.
▲의무식의 양 관련 평가 그래프다.
▲의무식의 양 관련 평가 그래프다.

긍정적으로 답한 이들 중 가장 많은 56.7%(38명)는 ‘복수 메뉴 선택권’을 장점이라고 답했다. 보통으로 답한 16.9%(94명) 중 63.8%(60명)는 ‘만족하지도 않고 불만족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는 이용자들의 선택에 대한 이유로, 복수응답을 가능케 했다.

한편, “참빛관 의무식의 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과반수인 42.1%(234명)가 의무식 양에 대해 ‘보통’이라고 답 해 양에 관해서는 큰 문제를 느끼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위생 상태 평가, 긍정과 부정 응답 비율 비슷
에타에는 “머리카락과 비닐이 나온 적 있다”, “물컵이 깨끗하지 않다”는 등 참빛관 식당의 식탁을 비롯한 식기류의 위생 상태를 언급하는 글 역시 여럿 등장했다. 하지만 설문 결과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보통이라고 답한 비율이 비슷했다.

의무식의 위생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한 이는 전체 응답자 중 35.2%(196명). 보통이라고 답한 이는 33.6%(187명), 부정적으로 답한 이 는 31.2%(173명)였다. 결과적으로 미세하지만 참빛관 의무식 위생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답한 이가 더 많게 나타났다.

▲의무식의 위생 관련 평가 그래프다.
▲의무식의 위생 관련 평가 그래프다.

의무식 위생에 긍정적으로 답한 이들 중 57.1%(112명)는 ‘개인 비닐 장갑과 손소독제 비치 등 위생시설이 잘돼있음’, 51%(100명)는 ‘음식에 이물질이 없음’을 꼽았다.

부정적으로 답한 이들 중 76.9%(133명)는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고 답했다. 이어 ‘식탁, 의자, 물컵 등 식사 환경의 비위생’이 부정적으로 평가한 원인이라고 꼽은 사람은 41.6%(72명)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중 대부분은 “특히 설거지 상태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위생에 대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의 원인 역시 복수응답으로 진행했다.

▲응답자 39%, “1식 2390원 의무식 비용에 만족한다”
참빛관 의무식은 2022학년도 2학기 생활관비 기준 1일 3식에 7170원이다. 이는 1식에 2390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의무식 비용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말에 가장 많은 응답자인 39%(217명)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응답자의 27.9%(155명)는 보통이라 답했으며, 33.1%(184명)는 부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무식의 비용 관련 평가 그래프다.
▲의무식의 비용 관련 평가 그래프다.

의무식 비용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39%(217명) 중 71.9%(156명)는 비용에 만족하는 이유로 ‘부담되지 않는 가격’을 꼽았고, 복수응답이 가능했기에 이들 중 41.9%(91명)는 ‘가성비가 좋다’고 답했다. 참빛관에 거주하고 있는 ㄱ씨는 “직영관에 비해 1일 기준 약 2000원 저렴하다”며 이를 고려했을 때 가성비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의무식 비용을 부정적으로 바라본 33.1%(184명) 중 84.2%(154 명)는 ‘가성비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ㄴ씨는 “맛과 질이 너무 떨어진다”며 “가격 상승, 단일식 운영을 해서라도 의무식 질을 높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합 만족도 조사에 응답자 64.7% ‘불만족’
비용의 경우 만족하는 학생이 더 많았지만, 종합 만족도 평가에서는 64.7%(360명)의 응답자가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보통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111명), 긍정적 평가를 내린 응답자는 15.3%(85명)로 나타났다. 의무식 이용자인 ㄷ씨는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메뉴가 반복되는 점과 학생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가 부족하다는 점을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의무식의 종합 만족도 그래프다.
▲의무식의 종합 만족도 그래프다.

참빛관 의무식의 개선방향을 선택해달라는 질문에 ‘가격은 유지하되 질은 높이자’는 47.3%(263명), ‘가격도 높이고 질도 높이자’는 39.4%(219명), ‘가격을 낮추고 질은 높이자’는 9.5%(53명)로 집계됐다. 이는 설문 응답자 중 96.2%가 참빛관 의무식 질 개선을 희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중 ‘가격을 높이고 질도 높이자’라고 답한 ㄹ씨는 “차라리 의무식 계약을 해지하고 직영관 식당 수준의 음식을 제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생활관, 의무식 계약 파기는 현실적 어려움 있어
가장 많은 인원이 거주하는 참빛관이 신설되면서 생활관생이 이용할 식당도 지어야 했다. 학교 측은 이를 BTL 부속 사업으로 포함하고 20년간 신세계 푸드에 급식을 위탁하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현재 참빛관은 의무식을 운영함으로써 연간 임대료로 지급해야 하는 6억 중 3억을 의무식 운영사인 신세계 푸드로부터 환원받아 학생들의 생활관비를 낮추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의무식을 해제하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돼 학교 측은 업체에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이는 생활관비 인상으로 이어져 고스란히 학생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난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의무식 해제 권고 역시 계약의 공정성을 판단할 뿐, 그로 인한 손해배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즉 계약 해지에 따른 모든 결과는 학교가 책임져야 할 상황이라 학교 측 역시 학생들이 원하는 답을 쉽게 내놓지 못해왔다.

▲ “모든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기는 어려워”
참빛관은 끼니마다 두 가지 메뉴로 선택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신세계 푸드와의 계약에 따라 의무식에 두 가지 복수 메뉴를 마련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한식뿐만 아니라 간편식, 면식 등 다양한 식사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단일식을 원하는 이용자가 있었던 이번 설문 결과처럼 코로나-19 당시 학생들도 단일식을 요구했다. 이에 생활관 행정실은 의견수렴을 거쳐 복수 메뉴를 단일식으로 변경해 운영한 전적이 있지만 다른 학생들의 반발로 다시 복수 메뉴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한식은 매 식사 반찬 4개, 1일 3식, 주 5일 의무식임을 고려해 일주일에 60가지의 메뉴 구성이 필요하다. 선택식을 고려하면 일주일에 무려 60가지가 훌쩍 넘는 반찬을 구성해야 한다. 정온누리 참빛관 식당 영양사는 “최대한 메뉴 중복을 없애고자 하지만 쉽지 않다”며 “학생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고려해 식단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의무식 비용은 물가 상승에 따른 영향 미미해
생활관 측은 소비자물가지수가 상승함에도 직영관 식사비용보다 의무식비용은 크게 높아지지 않아 의무식 질이 향상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5년 신세계 푸드와 계약 체결 당시 의무식비용은 한 끼에 1600원, 2022년 2학기 기준 참빛관 의무식비용은 2390원이다. 지난 2005년 소비자물가지수는 74.4%였으며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로 무려 34.2%가 증가했다. 또한, 같은 가격이었던 직영관 식당의 현재 한 끼 급식비가 3270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참빛관 의무식의 가격은 소폭 상승했음을 알 수 있다.

직영관은 중간 업체 없이 학교에서 직속으로 운영하기에 인건비와 공공요금을 제외한 급식비가 온전히 식자재값으로 투입된다. 따라서 물가 상승이 급식비 상승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참빛관은 급식비가 운영사로 전달됐을 때 식자재비, 인건비, 공공요금, 법인세, 업체의 운영 순이익 등으로 나뉘기에 직영관에 비해 재료의 질이 좋기는 어려우나 계약으로 급식비가 크게 상승하지 않는 것이다. 박양순 생활관 BTL 담당자는 “매년 학생들에게 관련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며 “계약을 유지하는 안에서 학생들의 불만 사항을 수렴하고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백수아 기자 qortndk0203@jbnu.ac.kr
지혜민 기자 202210263@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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