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8일부터 오는 7월 2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북청년 2022' 전시회의 모습이다.
▲ 지난 3월 18일부터 오는 7월 2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전북청년 2022' 전시회의 모습이다.

지난 3월 18일부터 오는 7월 24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전북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를 지원하기 위한 ‘전북청년 2022’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이에 전북대신문이 전북에서 활동 중인 ‘THE 젊은’, ‘물왕멀’ 등 이색적인 청년 예술가 단체를 만나 도내 청년 예술인의 활동 이야기를 들어보고 관련 지원책을 살펴봤다.

▲전북 청년 예술가 단체, ‘THE 젊은’과 ‘물왕멀’
‘THE 젊은’ 팀은 지난 2014년에 박마리아 화가와 문민 조각가가 청년 예술가들의 생계유지에 관해 고민하며 만든 단체다. 총 9명의 절친한 작가들은 다양한 지원사업을 공유하며 금전적인 문제에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문민 조각가는 “청년작가들이 만든 단체인 만큼 청년 냄새가 나는 팀 이름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젊다는 말과 그 앞에 더욱이라는 의미인 THE를 넣어 ‘THE 젊은’이라고 이름 지었다.

이들은 릴레이 그림 그리기, 병원이나 그림이 필요한 공간에 찾아가는 게릴라 전시 등 일반적 전시들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문민 조각가는 “철, 나무, 한지 등 여러 가지 표현 재료와 다양한 기법을 활용해 시각적 이미지를 창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북 청년 예술가 단체인 ‘물왕멀’팀은 7명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2017년 선미촌에서 열린 ‘여성 인권’ 전시로 처음 연결됐다. 물왕멀 팀원 중 장근범 사진작가는 전시회에 참여했거나 이에 깊이 공감했던 이들에게 직접 연락해 물왕멀 팀을 꾸렸다. 이들은 선미촌에서 ‘물결서사’라는 책방을 열어 예술 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물결서사는 단순히 책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시인을 초청해 시 낭독회를 하거나, 예술을 주제로 워크숍,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벽에 걸린 그림들과 여러 예술 분야의 책은 이곳이 예술가들이 운영하는 서점이라는 것을 물씬 느끼게 해준다. 지난해부터는 단골손님 ‘보라뷰’ 씨가 3권의 책을 선정해 추천 이유를 편지로 써서 동봉하는 ‘속수무책’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또한, 인스타그램에서 책 소개 라이브 방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전북은 청년 예술가를 어떻게 돕고 있나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은 전북 예술인과 예술단체를 대상으로 지난 1월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문예진흥팀 담당자는 “전북 예술인들이 예술 현장의 어려운 상황을 견디고 예술 창작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는 문화예술창작지원, 문화예술기반구축지원, 청년예술창작지원까지 총 3개의 분야로 구분된다. 선정된 장르는 문학, 미술, 사진, 서예, 공예, 음악, 연극, 무용, 전통예술, 다원예술로 총 10개다. 지원 규모는 최소 2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 분야에 따라 다르게 주어진다.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은 옛 카세트테이프 공장을 고친 복합예술공간이다. 이곳은 다양한 예술가를 대상으로 창작활동을 지원하며 예술가가 실험하고 서로 교류할 기회를 제공한다. 팔복예술공장은 공장 내 예술가 입주 및 지원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입주프로그램에는 정기입주, 기획 입주, 국외입주가 있다. 이는 팔복예술공장에 머물면서 작가들끼리 경험을 나눌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팔복예술공장은 전주 밖 지역 거주자에겐 숙소 제공, 국외 입주자에게는 왕복 항공료 지원, 1대1 비평가 매치 등 창작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 홍보 및 전시 도록 발간, 기획 입주작가의 프로젝트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된 ‘전북청년 2022’ 전시회는 동시대 미술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대상으로 역량을 펼치는 전북 출신 청년 예술가들에게 기회의 장을 마련한다. 매년 선정된 3명의 예술가에게는 전시회 및 작품 제작을 위한 재료비 지원, 평론가 1대1 매칭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평론가와 1대1 매칭은 작가들이 원하는 평론가를 미술관에 제안하면 수락받는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정우석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은 “해당 전시회가 전북 청년 예술가들의 수도권 및 아시아 진출과 작품역량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청년 예술의 새로운 활로, 구독 서비스
“젊고, 새롭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생산해 낼 힘이 있을 때 그것을 찾아서 시도하는 당신들을 응원합니다.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예술종합 선물세트가 의미 있는 성과물이 돼 좋은 작품으로 남기를 응원합니다. 열정 넘치는 예술혼을 넙죽 받아 안으며 황홀한 마음을 이렇게 전해 봅니다.” ‘주간 봐라물왕멀296’의 한 구독자가 구독 서비스를 ‘종합선물세트’라고 부르며 남긴 답장이다.

주간 봐라물왕멀296은 물결서사의 청년 예술가들이 창작물을 메일로 보내주는 주간 구독 서비스다. 지난 2019년, 물왕멀 팀은 선미촌에서 물결서사를 운영하며 “물결서사가 선미촌을 ‘기록할 수 있는 매개의 공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들은 요일마다 돌아가면서 선미촌에서 생활하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에 연재물로 게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성악가, 비보이등의 직업을 가진 팀원들의 무대가 사라졌다. 이들의 공연 모습 또한 창작물로 만들어 기록하기 위해 물왕멀 팀은 ‘주간 봐라물왕멀296’을 창간했다.

구독 서비스 이름에는 물결서사의 주소지인 물왕멀2길9-6에 ‘여기를 보라’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물왕멀 팀은 지난 3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총 12주 동안 화요일 저녁에 구독자들의 메일로 창작물을 배달했다. 물결서사 팀은 ‘연필로 쓰는 초고’(시), ‘틈틈이 풍경’(그림), ‘역전 너머’(단편 소설), ‘B스케치’(춤), ‘사랑, 하는 사람’(희곡), ‘처 음 쓰는 노래’(창작곡)라는 이름으로 매주 구독자를 찾아갔다. 그 중 B스케치에서는 장영준 비보이 의 춤 영상을 볼 수 있으며, 처음 쓰는 노래에서는 조현상 성악가가 부른 음원을 들을 수 있다.

한편, 주간 봐라물왕멀296은 오는 10월 시즌 2 를 앞두고 있다.

박의진 기자 pjeen1009@jbnu.ac.kr
윤예서 기자 dptj23@jbnu.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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