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 춤을 춰요 김미르 | 화학·19

난 엄마가 웃는 게 좋아요
엄마의 웃음 진동은 나에게 최고의 음악이거든요
난 음악에 맞춰 콩콩 리듬을 만들어 내고
엄마는 나를 위해 둥둥 또 다른 음악을 틀어줘요
하루종일 우리는 쓰담쓰담 쿵쿵 춤을 춰요

엄마는 나에게 뭘 좋아하는지 안 알려줬지만 난 이미 알고 있어요.
우리 엄마는 딸기를 먹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거든요
이걸 어떻게 아냐고요?
내 입꼬리도 올라가거든요
나랑 엄마는 공룡처럼 닮았으니까요

엄마는 동전만한 나에게 태양만한 것들을 알려주었어요
난 엄마 덕분에 음파음파 춤추는 걸 알았고
난 엄마 덕분에 웨베베 짠물을 먹었어요

그런데 엄마한테는 짠 게 안 좋대요
그러니 엄마, 더 이상 눈물은 먹지 말아요
난 이제부터 함께 먹지 못 하거든요
내 늘어나는 몸무게만큼 엄마가 더 짜게 먹는 거잖아요

하지만 엄마는 내 말도 안 듣고
백 밤이 지나서도 소금 눈물을 먹을 거예요
휴, 해님한테 엄마 꿈속에 나타나게 해달라고 해야겠어요
우리 바보 엄마에게 잔소리 좀 해야겠어요

엄마가 먹은 소금 눈물 때문에
내 동생이 벌써 쪼그라들었다고
우리 동생은 김장 배추가 아니라고
나는 춤을 추고 싶다고
한마디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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