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교수신문>이 교수들로 구성된 필진을 대상으로 의견조사를 한 결과 ‘사회문제와 인간관계에 무관심하다’는 것이 요즘 대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으로 조사되었다. 또 ‘개인주의 내지 이기주의적이다’는 답과 ‘인내심과 의지가 약하다’는 답이 그 다음을 차지했다. 조사의 특성 상 그 방법에 객관성이 부여돼 있지 않아 크게 신뢰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고 더더욱 그 결과가 바람직한 것도 아니지만, 심정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이가 에고(ego)의 세상 너머에 있는 사회의 문제와 인간관계에 관심을 가질리 없으니 이는 원인과 결과인 셈인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어려서부터 조기교육과 선행학습이 강조되고, 친구들을 모두 잠재적인 라이벌로 몰아가는 십 수년의 초등․중등 교육과 사회적 분위기를 거쳐 대학에 입학한다. 오랜 시간 동안 자기 자신만의 문제에 갇혀 있었을 뿐 아니라, 주변의 중심, 세상의 중심이었던 아이(?)가 대학생이 되었다고 갑자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기는 힘든 것이다.
본래 대학은 학문을 연구하고 그 연구의 토대 위에서 교육을 하는 최고 교육기관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곳이었다. 그래서 대학에서 학생들은 보다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었다. 그런데 지금은 인재는커녕 기본적인 소양이나 타인에 대한 예의조차 없는 학생들이 차고 넘치는 곳이 대학이다. 소위 대학생이란 이들이 강의 시간에 떠들거나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고는 꽁초는 변기나 바닥에 버리고, 선생님을 만나도 누구하나 담배를 끄거나 어려워하지 않는다. 금연건물 내에서의 이야기다. 복도를 막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지나갈까를 걱정하지 않는 것도 참으로 낯익은 풍경이다. 심지어 조용한 곳에서 통화를 하기 위해 교수연구실이 있는 한적한 복도를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의 또 다른 얼굴이다.
문제는 국가 경쟁력 또는 사회 경쟁력이 대학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고, 대학의 경쟁력은 학생에게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의 측면에서 볼 때,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나 취업률 뿐 아니라 인성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의 평가항목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평판이고 이러한 평판은 업무능력과 인성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물론 대학은 기본적인 인성을 가르치는 곳도 아니고, 스무 살이 넘는 학생들에게 그런 것을 가르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엄연한 현실일진대 그러한 현실이 불편하다고 외면할 수도 없는 일이다. 대학은 인성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생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새내기들의 입학을 축하하고 위로만 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올바른 사회생활을 하고 타인과 사회를 배려할 수 있도록 비록 늦었지만 교육을 시도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와 타인에 대한 배려를 위해 독서교육과 홍보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총학생회가 나서서 같은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이러한 사업을 계획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대학은 성장하고 대학생은 성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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