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부자들을 위한 특별한 학교 자율형사립고가 전면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서울에만 25개의 자율형사립고가 설립을 앞두고 있다. 2009년 현재 전국의 일반고는 1493개교다. 이 중에서 과학고, 외고, 국제고, 자립형 사립고가 60여 개인데, 새롭게 자율형사립고가 최대 100개까지 지정된다. 다만, 기존의 자립형 사립고는 대부분 자사고로 전환되어 '자사고'로 통칭된다. 그래서 소위 학교별 선발입시를 보는 특별한 학교가 최대 160여개교가 존재하게 된다. 전체 일반고의 10% 정도가 먼저 학생을 뽑아 '1부 리그'를 형성하는 것이다.


당장 올해부터 중학교 내신 전쟁이 격화되고 학교별 전형에 따라 고입 준비로 고3병 못지 않은 중3병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지난번 고려대 고교등급제 파문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처럼 자사고, 특목고 출신이 아니면 대학진학에서도 서러운 조건이 될 것이라는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중3의 입시스트레스는 사회적 문제로 등장할 것이다.


학교정보공시제에 따라 자사고 특목고 진학결과가 학교 홈페이지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 학교장들은 앞 다투어 입시에 교육을 종속 변질시키는 극악한 돌연변이 교육과정을 만들어낼 것이다. 


자사고를 위한 대학입시에서의 고교등급제도 교과부의 일제고사 밀어붙이기와 대교협의 은밀한 계획을 통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자사고 확대, 일제고사, 고교등급제, 평준화 해체가 진행되면 최대의 피해자는 아이들이 될 것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지금 해야 할 일은 학교가 시장화 하는 것을 막아내고 교육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소 잃고 외양간은 고칠 엄두도 못내는 지경에 이르지 않았으면 한다.


올해로 전교조가 창립한지 20년이 되었다. 지난 세월 전교조는 교육은 공공의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해왔다. 누구든 빠짐없이 무상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국가가 유아에서 대학까지 공교육을 무상으로 책임져 모든 국민이 배우고 싶을 만큼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해주는 것은 헌법에 기초한 모든 국민의 권리이며 국가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대학 평준화와 무상교육으로 공동체사회에 대한 책무성을 갖게 해야만 교육을 통한 사회개혁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 독일 등 대학평준화를 실시하고 있는 유럽국가의 경우 국민들이 비교적 견고한 국가관과 사회에 대한 책무를 가질 수 있는 것은 유아부터 대학원까지 국가가 책임져주기 때문이다. "국가가 이제껏 나를 키워주었으니, 앞으로 나는 국가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생각이 몸 속 깊이 배어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교육이 출세를 위한 도구로 전락해 있고 개인이 부담한 교육에 대한 엄청난 투자를 어떻게 보상받을 것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대학을 졸업하기까지 족히 억대의 돈이 들어갔으니 "지금까지 너무 많이 투자했다. 이제부터 나의 안위를 위해 맘껏 벌어보자"를 생각하는 것이 우리교육의 현주소다. 대한민국의 교육을 살리기 위해 앞으로 또 20년, 전교조가 할 일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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