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풍경』발간한 한국어센터 김병용 연구원

누구나 ‘내 인생의 책’ 한 권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대개는 문학이나 인문학, 자기개발서 쯤이 되겠지만, 조금 이색적인 ‘내 인생의 책’ 한 권을 내놓는 사람이 있다.
초등학교 시절 접했던 『사회과 부도』를 꼽으며 지도 안에서 꿈을 키워 온 소설가 김병용(국문·박사수료)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 씨가 기행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1987년 우리학교 국문과 재학 시절 대학신문사학생기자로 활동하면서부터다. 그는 동료 기자와 함께 문학작품의 배경지를 찾아 떠나는‘문학으로 밝혀 본 이 땅의 역사’코너를 1년 동안 연재했다. 이때부터 그는 기행문학의 매력에 빠져 지난 2006년 무진장, 임실, 순창 등을 배경으로 한 『길은 길을 묻는다』를 발간하면서 기행문학에 대한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 갔다.
이번에 발간한 『길 위의 풍경』은 지난해 7월부터 7개월 간 전북일보에 연재했던 내용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 세상에 내놓은 것. 김 씨는 “전북일보에서 연재를 제안해왔을 때 전북지역에만 국한된 기행을 요구받았다”며 “하지만 내 발길 닿는 데로 떠난 여행을 글로 쓰고 싶었기 때문에 한반도 서남부지역으로 범위를 넓혔다”고 말했다.
평일에는 우리학교 언어교육원 한국어교육센터의 연구원과 국문과 강사로 일하고 있는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겨우 주말뿐이었다. 그렇게 틈틈이 금강과 섬진강의 물줄기를 따라 여행했다. 주로 홀로 여행을 즐기는 그지만 가끔은 두 딸과 친구를 동반해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여행을 하면서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200m밖에 안 되는 장자도의 장군봉을 만만하게 보고 올라갔지만 일몰을 찍고 내려가려니 주위는 컴컴해져 있었다”며 “가는 길마다 낭떠러지여서 2시간이나 걸려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고 아찔했던 순간을 털어놨다.
이번 기행집은 또 다른 시작이라며 그는 “전라도와 충청도에 관한 이번 책을 시작으로 경상도, 강원도 등의 지역과 섬을 소재로 한 기행집을 시리즈로 내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또한 그는 『길 위의 풍경』보다 먼저 소설집 『개는 어떻게 웃는가』를 발간했고, 앞으로 소설가로서 문학작품을 내놓는 일에도 열정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와 달리 산에 가면 대학생을 만날 수 없는 게 아쉽다”며 “우리 세대는 감수성의 근거지가 자연이었는데 후배들도 감수성의 영역을 넓히는 방법으로 여행을 권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2005년 전북 동남부 산악지대 1500리를 도보로 여행한 경험이 있는 김 씨. 그는 차를 타면 놓칠 수 있는 ‘풍경의 속살’의 매력 때문에 도보 여행을 선호한다고 했다.
그는 세계 지도에서 보면 한반도는 작은 점에 불과하지만, 감성과 땀으로 걷는 한반도는 얼마나 넓고 아름다운 곳인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그만의 감성과 글로 보여줄 한반도 풍경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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