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부터 총 네 차례에 걸쳐 진보 인사들의 '진보강의'가 인문대 1호관 시청각실과 전라북도 여성회관에서 열렸다. 우리학교 다문화연구소 주최, 진보적독서토론회 주관으로 열린 이번 강의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사고의 폭을 넓히고 경쟁력을 높이려는 취지로 열렸다. 하지만 강의를 진행하는데 있어 장소 제공의 문제가 원활하지 않아 강의를 듣는 학생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강연을 여는데 힘을 쏟은 진보적독서토론회 회장 김경돈(행정·05)씨는 많은 학생들에게 사회 각 분야의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강의실 장소가 협소해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이는 ‘진보강의’가 비공식 단체 주최라는 이유로 본부 측에서 강의실 빌려주기를 거부했기 때문. 이에 강연은 다문화연구소의 도움으로 120석이 있는 인문대 1호관 시청각실과 전라북도 여성회관에서 이뤄졌다. 첫날 열린 진중권 씨의 강의에는 30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어 이번 강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도를 알 수 있었다. 학생들은 대부분 자리가 없어 시청각실 통로와 강단 밑에 앉아 강의를 들어야 했다. 이날 진 씨의 강의를 들은 이수현(경영·06)씨는 장소가 너무 협소해 강연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다”며 학생들이 이렇게 관심을 갖는 강연인데 학교에서 장소를 제공해 주지 않아 실망”이라고 말했다.

□…본부 측은 진보 강의에 대해 학교 시설물은 근본적인 목적과 용도에 맞게 이용해야 한다”며 또한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정치색이 다분한 강의였다”고 법학전문대학원 강의실을 대여해 주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본부 측의 입장과는 달리 지난달 26일에는 총동아리연합회와 사회대·농생대학생회 주최로 열린 박지원 의원의 강의에 법학전문대학원 바오로 홀이 대여된 적이 있다.

□…비슷한 주제의 강연이었음에도 본부 측은 학생들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일방적인 판단에 따라 대여 여부를 결정했다. 이는 학생들이 갖고 있는 선택의 권리를 무시하고 학교의 입맛에 따라 장소를 대여해 준 것과 같다. 우선 본부 측은 이번 진보 강의를 들은 학생들에게 어떠한 잣대로 정치적 혹은 비정치적 강연임을 판단했는지 명확한 답변을 해줄 필요가 있다.

학교의 이러한 편협한 사고로 인해 학생들에게 사회 각 분야의 여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막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된다. 상아탑이라고 불리는 대학, 학생들의 학업뿐만 아니라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강연회를 편견 없이 균형 있는 시각에서, 선택적으로 들을 수 있는 권한을 보장해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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