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우들이 찾는 대학, 이유가 있다

 

◇ 점자와 음성기능이 탑재된 종합안내도, 대여를 기다리는 전동휠체어, 장애학생들이 교류하는 장애지원센터.
대학부는 지난 호를 통해 우리학교의 장애인 이동권 취약점을 진단하고, 장애학생 복지 실태에 대해 점검해봤다. 마지막 연재에서는 교과부의 ‘2008 장애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결과 최우수 평가를 받은 우석대와 충북대를 방문, 이들 학교의 장애학생 관련 시설 및 교육정책에 대해 알아봤다. <엮은이 밝힘>

▲우석대 / 건물 리모델링…이동권 높여

우석대 정문에 들어서자 겉으로 본 학교 전경은 우리학교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목적지인 장애학생지원센터에 가기 위해 학생관에 들어서자 경사로와 안전봉이 맨 먼저 눈에 띄었다. 일반학생들이 자주 찾는 학생관이지만 경사로와 아스팔트 노면 사이에 턱은 거의 없었다. 또한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판 스티커가 철제 안전봉 끝에 붙어있는 모습은 더욱 생소해 보였다.

우석대 장애학생지원센터 운영의 가장 큰 목적은 장애학생들이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전동 휠체어, 스쿠터, 노트북 등 학습·이동권 개선을 위한 교육 기자재를 대여해주는 것이다. 센터 내에는 독서 확대경, 시각장애인용 검색 컴퓨터, 점자 프린트 등 46종 160개의 물품이 빼곡이 구비돼 있다. 학생복지팀 이정로 씨는 “센터가 개관한 후 우석대는 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급속도로 변화해왔다”며 “일년에 한 번 타 대학 방문을 통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점들을 배워온다”고 밝혔다.

장애학생들을 위한 자치기구가 있다며 방문해보라는 이정로 씨의 권유로 장애학생지원센터 맞은편에 자리한 장애인복지연합회(이하 장복연)에 들렀다. 일반 동아리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이곳에는 장애학생뿐 아니라 비장애 학생들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500여명의 학생들이 거쳐한 장복연은 강의 대필, 안마 봉사, 콘서트, MT 등을 실시하고 장애학생 인식 개선을 위해 학내 곳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장복연 회원인 태원영(우석대·심리06) 씨는 “장애를 안고 있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아직까지 큰 불편은 느끼지 못했다”며 “장복연에서 내놓은 복지 요구안을 통해 매년 학교가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관을 나와 인문관에 가는 길. 여기에도 장애학생들을 위한 숨은 배려가 엿보였다. 모든 길에는 점자 블록이 촘촘히 깔려있고, 휠체어가 잘 다닐 수 있도록 학내 아스팔트를 덧깔아 장애학생들이 통행하는데 불편함이 없어 보였다. 이는 지난해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우석대 직원들이 대구대에 다녀온 후 벤치마킹한 것이다.

인문관 출입문을 지나자 장애인을 위한 종합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시와 음성 기능이 탑재돼 있어 지도를 누르면 음성으로 강의실 위치를 나타내준다. 또한 모든 강의실 출입문에도 강의실 호수가 점자 스티커로 붙어 있고 복도에는 안전바가 있어 장애학생이 혼자서 강의실을 찾아가는데 무리가 없을 정도다. 한편 장애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강의실에는 크기가 커서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전용 책상이 놓여 있다. 현재는 7개의 책상만이 놓여 있지만 장애학생지원센터 측은 앞으로 그 수를 늘려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충북대 / 수강신청부터 동아리까지 꼼꼼한 배려

충북대 캠퍼스 안에 들어서자 휠체어에 앉은 장애학생과 휠체어를 끌어주는 이동 도우미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도우미가 필요한 장애학생에게 학습도우미를 1:1로 배정해 수업보조, 시험대필, 기숙사 생활 등을 돕고 있기 때문에 충북대에서는 으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충북대에는 현재 84명의 장애학생이 재학 중이며, 올해는 27명의 장애학생들이 대거 입학했다. 이처럼 많은 장애학생들이 충북대를 선택하는 이유는 지난 2005년 개소한 장애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장애학생의 교육환경개선 및 학습지원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센터장과 사회복지사 2명, 공익요원 1명이 근무하는 장애지원센터에는 넓은 소파와 장애인용 컴퓨터, 책상 등을 구비해 장애학생들이 공부와 휴식을 동시에 취할 수 있도록 복지시설을 갖춰 놓고 있다. 특히 이 센터는 장애학생들이 교육을 받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교육복지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수강신청을 할 때도 장애학생의 불리함을 보완하기 위해 이들에게 수강신청 우선권을 제공했다. 이 때문에 장애학생들은 비장애학생보다 1주일 먼저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또한 학점등록제도를 도입, 장애학생의 장애정도를 감안해 수강학점을 기준으로 등록금을 낮게 책정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학습·경제적 부담도 덜어줬다. 장애지원센터 오윤심 복지사는 “본부·교수·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장애학생에게 배려를 하면서 장애학생 지원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측은 장애학생들의 교육복지 뿐만 아니라 이들이 비장애학생들과 교류하며 대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동아리 활동 지원과 장애인 학생들이 주축이 되는 ‘장애인 학생회’ 운영이 바로 그것이다. 장애학생이 속한 동아리라면 학교측의 지원도 받을 수 있고,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들은 궁금한 정보를 장애인 학생회를 통해 얻을 수 있다.

또한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충북대병원, 혜원 장애종합복지관 등 관련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장애학생에게 맞춤 취업정보를 제공하고, 직업적성 평가를 받도록 함으로써 취업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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