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파는 외계인, 미친 초록별에 오다』웨인 W. 다이어, 김보영 역, 21세기북스

누군가 나에게 ‘너 행복하니?’라고 묻는다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응, 난 행복해!’라고 대답할 수 있을까?

행복이라는 단어는 쉽게 접할 수 있는 단어이면서도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단어라고 생각한다. 행복을 다룬 작품들도 많지만 내가 『행복을 파는 외계인, 미친 초록별에 오다』라는 책을 선택한 것은 일단 웨인 다이어의 책이라는 것,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셀픽션(Selfiction) 장르였다는 것, 그리고 엉뚱하고도 재밌는 제목에 끌렸다는 이유였다. 내 스스로가 약해진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꺼내서 읽던 책이 웨인 다이어의 『행복한 이기주의자』였기 때문일까. 왠지 그의 작품에는 더 많은 애착이 가는 것이 사실이었고, 이 책 또한 책장을 넘길 때마다 더 깊은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지구의 쌍둥이별, 하지만 그 속은 확연히 다른 우라누스 별과 그 별에 사는 에이키스가 전해주는 이야기들. 우라누스 별에 있는 걱정 바이러스, 죄책감 자극기, 기분 손상기, 분노 유발기, 질투잼, 책임 은행 등 이러한 소재들은 지극히 비현실적이지만 나를 이 소설에 더욱 빠져들 수 있게 만든 유쾌한 요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비현실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책 내용을 가볍게 넘기기에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 한 마디 한 마디가 날카롭게 다가왔다. 우라누스 별의 에이키스, 그녀가 제시한 삶의 소중한 원칙들 8가지. 그 중에서도 “행복에 이르는 길은 없어요. 행복은 그 길을 가는 방식이에요”에 작가의 핵심이 나타나있지 않나 싶다.

책을 읽으며 에이키스에게 들을 수 있는 충고와 조언은 상당하다. 그녀는 지구인들에겐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우라누스 별들의 사람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맞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감정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으며, 우리의 행동 또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선택만으로도 행복해 질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일상만 되돌아보더라도 나는 사소한 것에 연연하며, 눈앞에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한 쓸데없는 걱정들을 많이 하곤 했다. 이미 나의 선택은 이루어졌고, 내가 걱정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걱정보다는 결과가 나온 후의 더 나은 모습이나 혹은 좀 더 발전적인 다른 선택을 위해 나를 닦아나가야 하지 않았을까? 이미 지나간 과거에 대해 후회하는 것은 자신을 갉아먹는 일밖에 될 수 없다.

책의 내용을 인용하자면 행복을 얻기 위한 수단 따위는 없다. 행복은 생각 혹은 감정 그 자체인 것이다.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를 짓는다고 하지만, 행복은 언제 어디서든 우리가 손 내밀면 잡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 “그냥 단순하게 사세요. 복잡함을 버리고 혼란을 제거한다면 인생을 즐기는 일이 단순하고 간단해 질 거예요”라고 행복을 파는 외계인이 말했듯이 모든 나의 사람들과 나에게도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 아닌 ‘행복한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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