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지역주민의 삶과 직결되는 공공의 일들을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 의원 및 교육자치의 수장인 교육감과 교육의원을 선출하는 매우 의미 있는 선거이다. 선거 참여는 대의민주주의의 요체인 정치행위이다. 2006년에 치러진 지방선거 투표율은 51.6%로 낮았으며, 그 중 60세 이상의 투표율은 70.9%인 반면, 20대 후반은 29.6%, 20대 초반은 38.3%에 불과했다. 1997년 이후 여러 선거에서 투표율은 점차 하락하였고, 연령대 별로 보면 20대의 투표율 하락 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 각 언론 매체들은 선거 때마다 20대의 주권의식과 정치참여의식이 낮은 데에서 대의민주주의의 위기가 비롯된다고 20대들을 질타했다. 그러나 대의 민주주의의 위기를 20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이 과연 타당한가? 그러한 일방적 주장은 그들을 대변할 기제가 없는 우리 사회의 소수자인 20대를 대의민주주의의 위기 원인으로 몰아 부치는 ‘희생자 비난하기(blaming the victims)’와 다르지 않다.
‘고함 20(www.goham20.com)’에서 20대들의 항변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보자.
“우리의 정치가 20대를 철저히 소외해왔다. 20대의 정치적 무관심이 아닌 정치의 20대 무관심이라고 불러 마땅하다 <중략> 20대를 위한 공약은 있는가? 서민을 위한 민생 공약, 노동자를 위한 공약, 경제 살리기 공약이라는 이름아래 기득권, 혹은 특권계층의 이익을 보호해주는 공약 등 <중략> 대한민국 정치에서 20대는 외부인이다”. 이제 20대들이 주체가 되어 희생자 비난하기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반란(?)을 시작하고 있다.
‘대학생유권자연대’는 대학 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 투표참여 독려를 위한 유명 인사 강연, 지방선거 후보들과의 청년정책 간담회, 지방선거 대학생관련 정책 요구 등을 진행할 것을 표명하였다. 대학생 관련 정책으로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 지원을 위한 지자체 예산 확대  대학생 장학금 지원 조례 제정  아르바이트 학생 최저임금 보장 특별 조례 제정  대학 앞 버스 노선 확충  교통카드 대학생 할인요금제 도입  고용촉진 프로그램 운영  자취방 보증금 대출 지원 제도  기숙사 공금요금 인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청년연대’는 ‘88%세대운동본부’와 함께 청년의 투표참여와 관련한 공동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 5월 5일 각 정당대표와 정개특위 위원들에게 6·2지방선거에서 청년층의 투표율제고를 위한 방안에 대해 질의서를 발송하기도 했다.
현재의 대학생들은 현재의 고통보다 미래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이 더욱 큰 고통이다. 기성세대는 그들에게 희망과 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젊은 시절에 가졌던 사회비판 의식과 행동만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며 20대들의 정치적 무관심만을 비난하고 있다. 올해는 4·19혁명 50주년, 5·18 민주화운동 30주년이 되는 해다. 당시의 20대였던 우리 기성세대들은 현재의 20대를 위하여 또 미래의 20대를 위하여 과연 어떤 정치적 선택과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는가? 2010년대 변화의 주역은 현재의 20대가 될 것이고 20대가 되어야 한다. 역사는 그렇게 세대를 극복하여 변화하고 발전한다. 선거에의 참여는 대의민주주의의 요체로 자신의 의지를 표현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댐을 무너뜨리는 것은 작은 구멍하나이다. 6·2지방선거를 계기로 결성된 청년들의 반란이 한 송이 5월의 장미로 꽃 피울 것을 기대해본다.


백종만┃사회대·사회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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