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어뢰공격설, 국민혼란 가중
정부의 태도와 늑장대응이 참사 키워
전사자 예우, 훈장보다 진실규명 우선

지난 3월 26일 밤, 서해 백령도와 대청도 사이에서 순찰하고 있던 천안함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충격으로 배가 침몰하면서 해군 4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들은 장병들이 무사히 귀환하길 바랐지만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에 전북대신문은 천안함 침몰 사고의 원인과 그간의 상황,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고자 지난달 29일 전북대신문사 편집국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이번 좌담회는 문동희(수학·02) 총학생회장,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이재호 사무국장, 김미림(정치외교·08) 독자기자가 참여했으며 박승훈(사학·08) 기자가 진행 및 정리를 맡았다 <엮은이 밝힘>

 

문동희 총학생회장
김미림 독자기자
이재호 전주평통사 사무국장

▲ 지난 3월 26일 백령도 인근 앞바다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천안함이 침몰해 46명의 해군 장병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발생했다. 처음 이 소식을 접하고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어떠한 기분이 들었나.
 문동희(이하 문) : 처음 천안함 침몰 소식을 접했을 때 과연 사실인가, 혹시 오보는 아닐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군대를 다녀 온 예비역 입장에서 국토방위의 임무를 수행하다 사고를 당한 장병들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다.
 이재호(이하 이) : 천안함 소식을 듣고 ‘올 것이 왔구나’라는 생각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대북 강경책을 취하면서 우리와 북한은 대화와 교류가 닫힌 상황이었다. 앞으로 남북관계에 어려운 시기가 찾아올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또한 소중한 생명이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김미림(이하 김) : 처음 천안함 침몰 소식을 접한 것은 뉴스속보를 통해서였다. 동생과 손을 잡고 실종자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길 바랬다. 한편으로 정부는 전장에서 애쓰는 해군 장병들이 전장에서 목숨을 잃을 때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 들었다

 ▲ 천안함 침몰 사고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정확한 사고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뢰, 기뢰와 같은 외부충격에 의한 사고라는 주장과 암초에 의한 좌초설, 미국잠수함 충돌설 등 다양한 원인이 예측되고 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이 : 이번 사고의 원인에 대해 몇날 며칠 밤을 새면서 고민했다. 언론에서 말하는 설을  보자면 크게 내부폭발설, 좌초설, 어뢰공격설, 아군오폭설, 미국잠수함 충돌설 등이 제시되고 있다. 정부 및 보수언론은 근거자료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북한에 의한 어뢰공격설을 마치 진실인 것처럼 보도하고 있는데 이는 공상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다. 정부는 천안함의 항해 이동경로라든지 TOD(열영상감시장비)영상자료를 공개하고 난 이후 주장해야 할 것이다. 조심스러운 견해지만 어떠한 물체에 의한 충돌 이후 침수로 인해 배가 침몰했을 것이라는 심증만 있을 뿐이다. 
 김 : 나 또한 천안함 사고에 북한이 개입되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북한이 관여돼있다면 이는 선전포고이고 미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위험을 무릅쓴 소행을 하진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뉴스를 통해 접한 소식 중 장병들이 배에 자꾸 물이 샌다는 증언을 했다고 들었다. 현 정부는 배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을 무마시키기 위해 여론을 북한의 소행으로 몰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문 : 사고 원인자체를 지금 단정지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언론들이 어뢰, 기뢰, 미국잠수함 등 다양한 설과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오히려 국민들을 더욱 혼란에 빠지게 하는 것 같다. 오히려 지금은 객관성 있는 자료를 내놓을 때까지 기다리고 이번 사고와 같은 위기상황에 필요한 군사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사고 직후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정부의 행태와 늑장 대응이 이번 참사를 키웠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이 때문에 UDT대원의 순직, 수색에 참여한 금양 98호 침몰 등 많은 희생이 뒤따랐는데 정부의 대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김 : 천안함에서 숨진 대부분 장병들이 숨을 참으려고 손을 꽉 쥐고 있는 상태에서 발견되었다고 들었다. 실제로 물에 잠기게 되면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이 별로 되지 않는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다. 정부는 실종자들이 격실의 문을 닫았다면 최대 69시간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환풍기를 통해 바닷물이 새어들어 올 수 있었기 때문에 69시간 생존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었다.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정부는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는 아니더라도 진실 된 용서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문 : 천안함 침몰 사고에서 합참의장보다 청와대 위기상황센터가 먼저 사고를 보고 받는 등, 정부와 군은 긴급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위기대응 체계에 허점을 드러냈다. 69시간의 생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았다. 실종 장병을 구조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치인들이 사고에 관한 목소리를 내는데 치우친 것 같아 아쉬웠다.
 이 :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다. 내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어떻게 대처했을까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지하벙커에 들어가 대책회의를 주재하기 바빴다. 이 대통령은 지하벙커가 아닌 평택에 있는 해군 제2함대사령부에 찾아가 사람을 살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어야 했다. 현 정부는 진실을 감추고 흔적을 지우기에 온 힘을 기울였다. 그렇기 때문에 유가족과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 이러한 참사가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어떠한 대책과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문 : 이러한 사고가 일어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파악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군에서 위기상황에 대한 대응책이 정확히 마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참사가 일어난 것 같고 앞으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 : 군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정책적인 대책과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마무리 짓기 위해 희생 장병들을 영웅화하는 것보다 이런 참사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 정부는 가진 자의 입장에 서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고 단합하는 대한민국으로 거듭나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 이번 천안함 사고의 배경을 정확하게 바라보는 눈이 필요하다. 사고가 일어난 지난 3월 26일은 ‘2010 한미합동 독수리훈련’ 마지막 날이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세계최대의 공격훈련으로 북한을 대상으로 하는 공격연습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군사훈련이 없었다면 천안함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남한과 북한은 정전상태이다. 언제든지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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