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만 원 가방 부모 용돈 받아 구입
높은 의존성·자각 없는 소비 원인
심리안정 위한 전문가 도움‘방법’

◇과시적 소비의 상징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

◇다양한 명품들

 

 

 

 

 

 

 

 

4천 원 짜리 커피를 한 손에 쥐고 40만 원 짜리 가방을 든다. 지갑 및 차는 실용성 보다 브랜드다. 현실의 답답함을 잊기 위한 학생들의 충동적인 소비가 고가의 제품 구매, 과시적 소비성향 등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인 ‘알바몬’이 767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대학생들의 월 평균 용돈은 28만 8천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님에게 받는 학생은 35%, 직접 용돈을 마련하는 학생은 29%, 직접 용돈을 마련하고 또한 부모님의 도움을 받는 학생이 36%였다. 설문에 참여한 학생들의 경우 자기계발 활동에 용돈의 24%를 사용하는 반면 40%가 넘는 돈을 생활비 및 개인적인 소비 등에 사용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통계 결과는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대학생들의 의식과 연관지을 수 있다. 가치 소비는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는 것으로 한 끼 식사는 간소하게 먹으면서 커피는 전문점에서 마시는 학생들의 소비행동을 이로 설명할 수 있다.

여학생과 남학생의 ‘과시적 성향’의 소비에는 차이를 보인다. 과시적 성향의 여학생들은 외모를 가꾸고 기분전환하기 위한 소비를 선호한다. 30만원을 웃도는 가방과 옷을 여러 개 소유하고 있는 박 씨는 화장품 역시 고가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박 씨는 “가격이 낮은 제품은 괜히 질이 떨어진 것 같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박 씨는 “값비싼 제품을 착용하면 스스로 만족스럽기 때문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더라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과시적 성향의 남학생들은 차랴 유지비·식비·유흥비에 많은 돈을 지출하는 편이었다. 상대 김 씨는 “고학번이다 보니 친구, 후배들 술을 사다보면 하루에 10만원 이상 쓴다”며 “유흥비로 한 달에 많게는 80만원 이상도 써봤지만 대인관계에 도움이 되니 아깝지 않다”고 했다. 부모님의 도움과 아르바이트를 통해 구입한 고급 승용차를 타고 통학하는 김 씨는 한달 차량 유지비로만 용돈의 3분의 1인 30만원 가량을 사용하고 있었다.

물론 소비에 필요한 돈을 부모님 도움이 아닌 아르바이트로 마련한 학생들도 있었다. 이들의 공통된 입장은 ‘내가 번 돈을 나를 위해 쓰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는 것이다. 그러나 주변 친구들은 힘들게 번 돈을 한순간에 사용하는 친구가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같이 다니기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대부분이 지출이 많은 친구와 교제하기 위해서는 자신도 비슷한 양의 돈을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이 힘들다고 말했다.  

20세기 대표적인 프랑스 사회학자 브르디외는 중상류 층 사람들이 대중적 취향과 구별해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문화적으로 우월한 가치를 부여코자 한다는 걸 발견했다. 그는 이러한 형태의 소비를 자신의 대표적인 저서 「구별짓기-문화와 취향의 사회학」에서 ‘구별짓기’라 명명했다. 현재는 중상류 층이 아닌 이들이 중상류 층과 비슷한 수준의 소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는 경우도 쉽게 눈에 띈다.

이영순(사회대·심리) 교수는 “외모를 중시하고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부모의 과잉보호가 학생들을 과소비로 유도한다”며 “요즘 학생들은 내면의 콤플렉스가 많고 대인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껴 그에 따른 허전함을 소비로 충족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또 교수는 “정체성 확립이 부족해 주변의 영향을 쉽게 받으면서 비싼 상품이 좋은 것이라는 사고를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시적 소비억제가 어려운 학생의 경우 전문기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우리학교 종합인력개발원에서도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대학생들이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모습은 20대만의 열정으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무분별하고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는 소비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학생들이 건전한 소비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사회의 분위기 조성과 본인 스스로 올바른 소비습관을 형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고미라 기자
gmr@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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