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과 장례를 통한 ‘축제’재현
바로크 정신을 전통장례식과 접목
5월 비쥬극장서 또 다른 작품 상영

영상물의 마지막 장면이 펼쳐진다. 감독 및 출연진의 이름 등 자막이 올라간다.
‘우리 영상이 어떻게 보여졌을까?’ 800여명의 관중 앞에서 이희중(신방·05) 씨와 오재승(신방·05)씨는 서로의 숨소리가 느껴질 정도로 긴장해 있었다. 영상물 제작을 위해 밤낮 없이 출산과 장례 장면을 찾아 떠돌던 6개월의 시간이 파도라마처럼 흐른다. 잠시 정적이 흐르는 듯 하더니, 관객들로부터 박수갈채가 쏟아진다. 박수는 끝날 줄을 모른다.
지난 2월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비쥬 극장에서 상영된 우리학교 학생 6명의 다섯 작품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프랑스 파리 에스트 마른 라 발레 대학의 협약을 통해 실시하게 된 ‘바로크 예술 한·불합작 영상제작 프로젝트’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6명의 학생들 중 ‘축제’(이희중·오재승 作)를 만든 이희중 씨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프로젝트에 대해 학교 홈페이지에서 알게 된 희중 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파트너인 오재승 씨와 준비를 시작했다. 이 씨는 파트너와 작품주제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신과 인간 사이에 균형을 꾀하던 시기이던 바로크의 과도기적이며 이중적인 정신에 대해 고심했다. 그 끝에 우리나라 장례문화가 애도와 잔치를 함께 하는 이중적인 모습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에 녹이려 애를 썼다. ‘축제’를 주제로 탄생의 기쁨을 안겨주는 출산과 애도 속에 잔치를 벌이는 이중적 속성의 축제인 장례문화를 집중 조명했다. 
그들은 영상을 통해 장례식에서 ‘애도와 잔치’라는 두 소재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확실한 무언가’를 찾아야만 했다. 그들이 찾아낸 것은 진도의 ‘꽃상여’였다. 화려한 꽃으로 장식된 ‘꽃상여’를 들고 풍물패 놀이를 통해 죽은 이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는 진도의 풍습이 제격이다 싶어 바로 꽃상여를 섭외 했다. 꽃상여가 요즘에는 워낙 흔치않은 것이라 촬영을 위해 진도를 3번이나 방문해야만 했다. 희중 씨는 “1박 2일의 촬영을 마치고 수업 때문에 전주로 돌아올 때 시속 200km로 운전하기도 했다”며 “파리보다 저승에 먼저 갈 뻔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촬영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동안 수많은 전국의 장례식장을 방문해가며 장례식장 사장님과 상주들을 만나 일일이 허락을 받은 끝에 어렵사리 좋은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탄생의 순간을 촬영할 때는 미리 섭외 된 산모가 새벽 5시에 출산한다는 소식을 듣고 잠결에 달려가 감동의 순간을 담을 수 있었다. 
2명이 한 팀이다 보니 의견충돌도 있었지만 팀이기때문에 산부인과, 장례식장, 꽃상여 등 촬영스케일이 클 수 있었다. 희중 씨는 “파트너와 함께 했기에 훌륭한 작품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제작 당시 프랑스 에스트 마른 라 발레 대학의 끌레르 알비 교수와 학생 3명이 이곳까지 와 촬영진행과 방향 등에 도움을 줬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영상 상영을 마친 6명의 학생들은 끌레르 알비 교수와 함께 프랑스, 전주의 도시 계획에 관련된 ‘전주, 달팽이에게 묻다’(가제) 영상을 준비하고 있다. 4월 말까지 촬영을 마치면 5월 초 프랑스 비쥬 극장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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