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년 올라갈수록 학점관리는 철저하게
성적의 스펙화 … 재이수에 삼이수까지
간호대, 예대 A 비율 높고 공대 F 많아

우리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의 A학점과 B학점의 성적분포 비율이 재학생보다 졸업생이 더 높으며, 또한 단대마다 그 수치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09학년도 성적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우리학교 재학생의 교과목 전체 A와 B학점의 비율은 전체 186개 대학의 평균인 39.7%, 36.2%와 비슷한 39.5%, 32.6%였다.
교양과목과 전공과목 모두 상대평가로 진행되는 우리학교에서 한 과목 당 A학점의 비율은 전체 인원의 30% 이내로 규정돼있다. 또한 B학점은 전공과목의 경우 A학점을 포함해 70% 이내, 교양은 60% 이내로 C, D, E, F 학점은 40%로 이뤄졌다. 학사관리과 측은 “비율로 봤을 때 우리대학의 학사규정이 A학점보다 B를 더 많이 주게 돼있어 수도권에 비교하면 박한 편”이라고 밝혔다. 또한 같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졸업생이 받은 학점 분포가 A학점이 31.2%, B학점이 63.6%를 차지해 재학생보다 졸업생의 A, B 합산 성적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과는 학생들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취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저학년에 비해 학점관리를 철저히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스펙의 기본 요소가 학교 성적으로 자리잡으면서 점수가 낮게 나온 과목의 성적을 재이수, 삼이수 등을 통해 다시 갱신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김진영(전자공학·04) 씨는 “취업 준비를 위해 재이수는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같은 과목을 또 들으려니 지겹고 쉽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목 성적이 80점이 넘으면 재이수가 불가능한 타 대학에 비해 우리학교에는 재이수에 제한이 없어 무분별한 재이수와 수강취소가 이뤄진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취업을 위해 재이수를 선택하는 고학년 학생들을 바라보는 일부 교수들의 애정 어린 시선도 졸업생의 성적을 높이는 데 한 몫 했다. 인문대 A 교수는 “4학년이면서 취업을 위해 저학년 과목을 재수강하는 학생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눈길이 가기 마련”이라고 털어놨다.
한편 2009년도 재학생의 단대 별 전공과목 A학점의 비율은 간호대가 66.8%로 가장 높고 그 뒤를 예술대, 사범대 순이었다. 나머지 단대는 35% 내외를 보였으며 법대가 29.4%로 가장 낮았다. 또한 F학점의 경우 대체로 1% 내외였으나 예대 2.2%에 이어 공대가 3.9%로 월등하게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공대 특성상 공학교육인증으로 높은 학업 강도와 수학, 물리 등의 기초과학의 높은 비중 등이 그 원인으로 제기됐다. 나창운(공대·고분자나노) 교수는 “서술형으로 진행되는 인문계열의 시험과 달리 공대는 정답이 아니면 틀렸다고 할 수밖에 없어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으로 인한 재수강, 삼수강 등의 대학가 신 풍속도가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무분별한 재수강과 신중함 없이 이뤄지는 수강취소는 근절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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