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간 휴학률 30% 내외로 전국 상위권
“학업과 취업 병행 사실상 불가능” 이유
구체적인 기간․목표 없이는 오히려 손해

해마다 졸업을 미루거나 휴학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4년제 대학 휴학생 현황(2008년 4월 기준)’에 따르면, 휴학생 수는 지난 2000년 341만696명에서 2008년에는 443만699명으로 집계돼 29.8%가 증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학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6년 이후부터 꾸준히 휴학률이 재적생 대비 30%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1일을 기준으로 학년별 휴학률을 살펴보면, 전체 휴학생 8천73명 가운데 남학생들의 군입대로 인해 2학년 휴학률이 가장 높은 49.3%를 차지했지만, 3학년과 4학년의 휴학률도 각각 22%, 21.2%로 높게 나타났다. 학사관리과 백민 씨는 “올해 2월 졸업생이 200명이 줄어드는 등 제 때 졸업하는 학생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며 “휴학에 별다른 제약이 없어서인지 타 대학보다 휴학생 비율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현상은 계속되는 대학 등록금 인상과 경기 불황에 따른 취업난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토익, 어학연수, 인턴 등 이른바 ‘취업 스펙(취업 시 필요한 조건)’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대학생들이 장기간의 휴학도 불사하고 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이 채용 시 졸업 년도를 한정하고 있어 졸업 예정자들은 섣불리 학교를 떠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2학기 째 휴학중인 사회대 K 씨는 “휴학 기간동안 취업에 필요한 스펙을 쌓는데 노력하고 있다”며 “기업에서는 다양한 사회경험을 원하는데 학업과 병행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것은 사실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날이 갈수록 휴학생 규모가 커지면서 청년층의 사회진출이 늦어져 노동 시장이 갈수록 경직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신규인력 채용은 갈수록 줄어드는데 비해 올해도 대학 졸업자 55만여 명이 취업시장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업 준비생들의 스펙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고용시장의 불안정성을 대학생 개인에게만 떠넘기다 보니 취업을 목전에 둔 3·4학년들은 심각한 취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K 씨도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휴학을 하고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며 “나름대로 취업준비를 하고 있지만 남보다 뒤쳐지는 것 같아 정신적 압박감이 든다”고 호소했다.

대학 역시 등록금이 대학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휴학생이 늘어나는 현상은 그리 달갑지 않다. 기획과 김휘영 팀장은 “올해는 학부생 등록률을 1학기 98%, 2학기 95%로 잡고 예산을 계획했고, 부족분은 추경예산으로 보충할 계획”이라며 “갑자기 휴학생이 늘어나면 학교가 재정운영을 하는데 힘이 들 수밖에 없다 ”고 설명했다.

대학생들의 계속되는 휴학 행렬에 전문가들은 분명한 목표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은 휴학은 학생 개인과 구직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조언한다. 종합인력개발원 김옥순 씨는 “휴학은 취업 준비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남들이 하는 휴학을 막연하게 따라하거나 목적 없는 휴학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며 “심리적인 여유를 찾고 구체적인 기간과 목표를 세우는 게 휴학을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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