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일 동안 한-일 건너 총 2천 500km 걸어
보도순례 통해 한·일 간의 신뢰회복 기원

지난 11일 우리학교에 특별한 사람이 방문했다. 바로 안중근 의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평화를 위한 도보여행’이라는 테마로 일본 미야자키현 대림사에서 서울까지 총 2천 500km를 행진하고 있는 테라시타 다케시 씨. 이날 테라시타 씨는 이정덕(인문대·고고문화인류) 교수와 고고문화인류학과 대학원생 8명이 함께 한 가운데 도보순례와 안중근 의사의 동양 평화사상을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  이번 순례의 취지는.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기념하고 안중근 의사가 말씀하신 평화 사상을 직접 실천하고 싶었다. 이번 보도순례로 한국과 일본 사이의 신뢰가 조금이나마 쌓였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일본에서 안중근 의사를 평화론자로 보는 이들이 얼마나 되나.
  많지 않다. 이것은 일본 역사학계의 문제로 볼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근대사나 현대사를 잘 가르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이 분야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까지 안중근 의사를 이토 히로부미 살해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근현대사의 중요성을 인식해 그 분야에 대해 다시 공부하기도 하고 안 의사의 ‘동양 평화론’에 관심 표현하기도 한다.

▲   요즘 일본에서는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일본 사회 우경화의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한다. 원인은?
  일본 자민당이 50년 이상 정권을 잡으면서 우민화 정책을 행했다고 본다. 예를 들어 TV프로그램을 보면 예전에는 수준 높은 다큐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도 방영했으나 점점 향락과 재미만을 추구하는 방송이 늘어났다. 결국 국민들은 생각 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정치나 역사에 무관심하게 됐다. 일부 양심적인 사람들은 우민화 정책에 대한 위기감을 갖고 문제의식을 확산하려고 한다. 

▲  일본에서는 안 의사가 영웅을 죽인 역적일 수 있을 텐데 테라시타 씨의 이번 행진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어떤가.
  아직까지는 그 반응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일부에서는 매국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모든 사람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   지금까지 도보행진을 하면서 느낀 점은
  길을 잃어버릴 때가 많았는데, 사람들의 도움으로 해결했다. 인생도 방향을 상실했을 때 다른 사람의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새롭게 인생의 경로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평화행진’하는 테라시타 다케시 씨는]
테라시타 타케시 씨는 스무 살 무렵 한일문제에 관한 책을 접했고 이후 시민운동과 일본 생활협동조합의 평화운동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문제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테라시타 씨는 지난해 30년 간 근무해 온 생협을 조기 퇴직한 후 지난 해 12월 25일부터 사재를 털어 일본에서 한국까지 도보여행에 나섰다. 그는 3개월 동안 1천 800킬로미터에 달하는 일본 12개 현을 행진했고 지난달 24일 한국에 도착한 그는 진주-순천-광주-정읍을 거쳐 전주로 왔다. 그는 오는 26일 열리는 안중근 100주기 기념식에 참가를 목표로 서울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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