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독립과 동양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친 안중근(1879∼1910) 의사. 그의 순국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았다. 일제시대 안 의사가 보여준 애국심과 평화사상은 100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북대신문에서는 현대에 들어 다시 조명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 사상과 지난 11일 우리학교에서 열린 테라시타 다케시 씨(57)와의 좌담회를 주제로 기사를 엮었다. <엮은이 밝힘>
장예슬 기자
jys815@jbnu.ac.kr

[안중근 의사가 주장한 ‘동양평화론’은]
동북아시아의 미래, 안중근에게 배우다
한·중·일 협력으로 공동번영 힘써야
EU이론과 일치…안 의사 안목 엿보여

최근 안중근 의사 순국 100주년을 맞아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 사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동양평화론은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 의거 후 체포되어 뤼순 형무소에서 사형이 집행될 때까지 저술하다가 간 작품이다. 원래는 서문·전감·현상·복선·문답으로 구성해 집필하려고 했으나, 사형이 앞당겨져 서문과 전감 일부분만 기술된 채 미완성으로 남았다.  비록 미완성의 작품이나 안 의사가 생전에 발표한 글들과 진술 속에서 동양평화론의 내용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안중근 의사는 19세기에 서양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국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약소국을 침략하고, 전쟁과 무기개발에만 열중하는 시대상황을 비판했다. 그는 그 중에서도 제정러시아가 가장 심하다고 판단, 동양을 러시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일본이 러일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일본은 러ㆍ일 전쟁에서 승리하자 한국을 탄압하는 등 러시아보다 더 심한 만행을 저질렀다. 이에 안중근 의사는 동양평화론 서문에서 일본에게 한국과 청나라의 영토를 침범해 동양평화를 깨뜨린다면 한ㆍ청의 백성들이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을 경고했다. 또 이러한 이유로 자신이 솔선수범 해 약속을 저버린 이토 히로부미를 포살했다고 밝혔다.
동양평화론 내용을 살펴보면 동양 3국인 한국·중국·일본이 각자 독립국가로서의 주권을 갖되 서로 협력해 러시아 등 서구제국주의의 침략에 공동대처하고 공동번영을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 큰 줄기다. 세부 이론으로 동양의 중심지이며 요동반도의 항구도시인 뤼순을 영세중립지로 만들어  한·중·일 간 ‘동양평화협의체’를 조직하고,  3국이 공동 출자해 공동은행을 설립해 공용화폐를 발행하는 동시에  각 국의 청년을 모집해 공동군대와 대학을 창설하고  일본의 지도 아래 한국과 중국의 상공업을 발전시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실제로 동양평화론의 내용은 현재 유럽에서 시행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이 출범할 당시 내세운 이론으로 훨씬 이전 시대에 살았던 안 의사의 뛰어난 안목을 가늠해볼 수 있다. 또한 오늘날 동북아시아의 긴밀한 협력관계가 요구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다시 한 번 안 의사의 사상에 귀 기울여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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