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비 사용 내역 정확히 공지해야

어느 덧 대학에 입학한지 1년이 지났다. 작년 이맘쯤 09학번 새내기로 내가 누비던 교정에는 10학번 신입생들이 가득하다. 새내기들의 표정은 한껏 꿈에 부풀어 보이지만 그 중 일부는 고민에 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겪었던 문제이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한마디 건네고 싶지만 후배들이 먼저 꺼내지 않는 얘기를 내가 나서서 조언을 해주기도 뭔가가 어색하다. 그 화두는 무엇인가? 바로 학생회비이다.
학생회비는 말 그대로 학과에서 각종 행사에 쓸 돈을 미리 거두어 두고두고 사용하는 돈이다. 우리 학과의 경우 내가 새내기일 때 18만원을 거뒀는데 아마 금액은 다른 학과들과 비슷한 수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학생회비가 의무적인 것이 아닌 자신이 원해서 내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반은 강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먼저 처음 학교에 온 아이들은 모두 친구들과 선배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한다. 나 같은 경우에도 괜히 돈에 목숨 거는 아이로 보일 필요는 없기 때문에 군말 없이 학생회비를 냈다. 하지만 그 돈을 내지 않는 학생들에겐 아이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왜 학생회비를 내지 않느냐?’, ‘언제까지 낼 것이냐?’ 등의 질문이 수시로 주어졌다. 같은 과 친구도 형편상 학생회비를 낼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이런 추궁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 결국 학생회비를 냈다.
학생회비를 낸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학생회비를 내지 않으면 장학금을 지급 받지 못하는 과가 있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과도 이런 경우에 해당되는지 아닌지 알 수 없었기에 나는 나중에 있을 불상사에 대비해야 했다.
물론 과 행사에 학교의 풍부한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학생회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지금도 나와 내 주변 친구들은 내가 낸 돈이 어디에 어떤 용도로 얼마가 쓰였는지 정확히 모른다. ‘그냥 어딘가 잘 써주었겠지’ 추측할 뿐이다. 학생회에 가서 물어보면 알려 준다고는 하지만 사사건건 찾아다니며 묻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렇게 일부 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며 걷은 학생회비의 행방을 학과사이트 등에라도 상세히 알린다면 좀 더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학생회가 학생회비의 정확히 출처를 모두가 알 수 있도록 상세하게 공지하고 학생회비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이런 문제가 해마다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 기대한다.


박다연┃행정·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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