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식 등 군기 잡는 술 문화 ‘안녕’
선후배 간 대학생활 노하우 전수 통로
자율적 분위기…고학년 참여율은 낮아

“신입생들, 맥주 잔에 가득 부은 소주 원 샷!”

20∼30여명의 학생들이 테이블 하나에 길게 앉아 괴로운 표정으로 소주를 벌컥벌컥 마시는 신입생들에 집중하고 있다. 선배들은 원 샷을 외치고 신입생들은 죽을 맛인, 한때 성행했던 군대식 개강모임. 최근 이러한 개강 모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개강모임이 가장 많이 열렸던 지난 5일, 건지벌은 모임에 참가하는 학생들로 북적였다. 재학생과 신입생이 친목을 다질 수 있도록 테이블 하나에 마주보고 앉으면 각 학과 회장의 건배제의를 시작으로 개강모임의 분위기는 달아오른다. 이후 각 학과 새내기들의 자기소개가 이어진다. 목소리가 작으면 가차없이 ‘다시’하라는 선배들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개강모임에서 후배들이 선배들의 연락처를 먼저 물어보는 것도 예의. 이때 알아놓은 연락처는 이후 선배들이 밥을 사주면서 학과 생활이나 대학생활의 조언을 해주는데 쓰인다. 대학생활을 미리 경험한 재학생들의 대학생활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것도 개강모임의 큰 목적 중 하나. 김보람(주거환경·10) 씨는 “동기들은 물론 선배님들과도 친해 질 수 있어서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2차로 이동할 때 학과들은 술집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안간힘 쓰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교 근처 ㅌ 술집을 운영하는 최영철(전주시 금암1동·56) 씨는 “개강모임 시즌이 가장 매출이 많을 때”라며 “예전보다는 술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신 정문 근처 ㅇ 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성이(전주시 금암동·63) 씨는 “예전에 비해 개강 모임 문화가 얌전해진 편”이라며 “예나 지금이나 술안주로는 싸고 양이 많은 음식이 1등 안주”라고 덧붙였다.

옛 개강모임 분위기를 아쉬워하는 이들도 있다. 이후종(과학·04) 씨는 “과거 개강모임이 권위적이기는 했으나 그만큼 끈끈한 관계가 있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예전만큼 후배들과 친밀하지 않아 고학년으로 개강모임에 참석하는 것이 껄끄럽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학과의 활력을 불어넣는 새내기들과 재학생들과 첫 만남인 개강모임은 사회 분위기에 따라 조금씩 변하고 있으며 학과마다 또 다른 문화들을 갖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학기 초 학생들을 엮어주는 단합의 장인 것만은 확실하다.

저작권자 © 전북대학교 신문방송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