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193개교…교류 끊겨도 협약명단 기재
심의위원회 있어도 심사․의결하지 않아
지속적 관리․평가 통한 협약 갱신 필요

우리학교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화에 대응하고, 대학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외 유수 대학들과 협정을 맺고 있지만, 그에 대한 절차와 사후 관리는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우리학교와 협정을 맺은 학교는 29개국 193개 학교로 아시아 104개, 아메리카 50개교, 유럽 28개, 오세아니아 10개, 아프리카 1개교 순이다. 해외 대학과의 협정은 해외 대학 측의 요구, 구성원들이 연구를 목적으로 본부에 요청했을 경우에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봉사 등을 이유로 대부분의 협정이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편중돼 있어 숫자를 늘리는 것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교류부 이후선 씨는 “우리학교보다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나라의 대학이라도 우수한 인재들이 많다”며 “우수한 학생들을 초청해 인재 양성을 한 후 본국에 돌려보내는 것도 학교 발전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대학과의 해외협정은 지난 2007년 서거석 총장이 취임한 후 눈에 띄게 늘었다. 오는 2020년에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목표로 한 ‘VISION 2020’의 정책에 따라 국제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1년에 4∼5개 대학과 협정을 맺었던 데에 과거에 비해 서 총장 재임기간인 지난 2년 동안에만 100여건의 협정이 성사됐다. 그러나 대학, 단과대학, 연구소 별로 맺은 협정을 구분하지 않고 합쳐서 계산하고, The Study Abroad Foundation(SAF) 프로그램 등 교육재단을 통해 학생들을 파견한 대학들을 협정 대학에 포함시켰기 때문에 개수가 늘어난 탓도 있다.

또한 우리학교의 규정에는 해외 대학과의 교류를 시작할 때 ‘국제교류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협약을 맺어야 하지만 위원회의 공식적인 절차와 의결은 진행되지 않고 통과된 적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설사 위원회의 공식적인 협의를 거쳐 협정이 이뤄졌다고 해도 사후 관리가 소홀해 협정의 의미를 되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 예로 협약을 맺은 후 양 교간 교류가 끝나거나 뜸해진 대학도 여전히 협약을 체결한 학교의 명단에 남아있어 홍보를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타 대학은 협정 심의부터 사후 관리까지 철저하게 진행해 우리학교의 각성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연세대의 경우 협정 요청이 왔을 때 ‘국제관계위원회’가 나서게 된다. 위원회는 양측의 요구사항과 학생·교수 파견규모, 대학의 사회적인 위상 등에 대해 논의한 후 양 교의 승인을 거쳐 협약서를 작성한다. 또한 전남대의 경우 갱신이 필요한 협약은 ‘국제협력위원회’에서 갱신 여부를 점검하고 재 협정을 맺어 교환학생을 파견하고 있다.

중앙일보 등 각종 외부기관 평가에는 ‘국제화지수’라는 부문으로 외국인 학생 수와 해외파견 교환학생 비율 등을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교류의 내용적 측면보다 정량평가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올해 우리학교 외국인 신입생은 교환프로그램 등을 통해 총 730명이 들어와 지난해와 비교해 양적인 면에서는 큰 성과를 올렸다. 외부 평가를 대비하고, 글로벌 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끌어올리기 위해 세계 유수 대학들과 협력을 맺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 따른 지속적인 협력 대학 관리와 평가를 병행할 때, 제도의 실효성을 제대로 발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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