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거장 만난 인터뷰의 ‘거장’


호세이니 등 제3세계 유명 작가 9명
저서·기사 정독 등 사전 준비 철저
작가 정신 세계·인간적 면모 감동

 
"그가 소설 제목의 출처를 설명할 때는 그의 조국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났다"
-호세이니 인터뷰 후기 中-

인터뷰는 왕철(인문대·영문) 교수가 30여권의 해외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기에 앞서 작가들을 이해하는 차원에서 별 목적 없이 시작됐다.
인터뷰에 응해주지 않기로 유명한 2003년 노벨 문학상 수장자 JM쿳시, 고미더, 호세이니 등 총 9명의 해외 유명작가들을 1998년부터 12년 동안 인터뷰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인터뷰를 책으로 묶어 지난 1월 『문학의 거장들』을 발간했다. 왕 교수는 이 책을 “해외거장 작품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 작가 개인의 예술세계도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책에 등장하는 9명의 작가들을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했다. 단순한 문장으로 미국 문학을 정복한 중국계 작가부터 불교적이고 철학적인 흑인 소설가, 백인 아프리카 작가까지 그 사회의 비주류들이기 때문. “그래서 인지 이들의 작품은 우리에게 더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는 왕 교수는 인터뷰 전 관련 저서 및 기사를 정독하는 등 사전 조사를 철저히 진행했다. 그러한 노력으로 인터뷰는 피상적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깊이 있게 진행됐다.


여러 인터뷰 중 J.M쿳시와의 인터뷰는 단연 행운이었다. J.M쿳시는 인터뷰하지 않기로 유명한 작가중 하나이다. “1998년부터 2년 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 객원교수로 있던 시절 영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J.M쿳시에게 점심을 요청해 자연스럽게 인터뷰 할 수 있었다”는 그는 “그 이후 쿳시가 인터뷰 성공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것을 알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9번의 인터뷰 중 호세아니와의 인터뷰가 가장 아쉽다는 왕 교수. 당시 호세이니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천 개의 찬란한 태양』과 『연을 쫓는 아이』를 발간한 직후라 취재약속이 밀려 전화로 인터뷰 할 수밖에 없었단다. 왕 교수는 “시간제한 때문에 많은 질문을 할 수 없었다”며 “그럼에도 짧은 답변 하나 하나에서 따뜻함이 느껴졌다”고 전했다.
인터뷰 당시 고디머 여사가 내놓았던 차와 쿠키, 고디머 교수의 눈에 고였던 눈물, 쿳시의 침묵이 일상에서 여전히 여운으로 맴돈다는 왕 교수. 그의 세심함과 따뜻한 마음이 그가 번역한 서적에도 고스란히 배어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전정희 기자
june@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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