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대학신문 기자로 활동할 때 가장 큰 고민은 ‘독자에게 읽히지 않는 대학신문’이었다. 전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공모했던 ‘문학상’ 시상식에 학생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당시 유행했던 ‘삐삐’를 선물로 내놓았고, 창간특집호엔 ‘대학언론의 위기’를 진단하는 기획은 단골메뉴였다. X세대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파격적으로’ 전면 만화 컷을 등장시키기도 했고, 창간 50주년을 앞두고 ‘인터넷 신문’ 개통을 자랑스럽게 1면에 알렸다. 그래도 학생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세월은 흘렀고 ‘2010년 대학언론 위기’를 말하고 있다. 사정은 달라졌다. 경쟁매체가 더 늘었다. 대학내일, 한국대학신문, 대학문화신문 등 기존의 대학매체는 물론이고, 대학생들이 주 소비계층으로 자리 잡으면서 대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언론시장이 커졌다. 요즘엔 일간지들도 대학특집을 쏟아낸다. 학생들은 대학신문 말고도 읽고, 볼만한 꺼리들이 널려 있다.
다시 묻는다. 전북대신문의 존재 이유는 무엇입니까? 어떤 차별화 전략을 갖고 있습니까? 기자는 어느 언론에서도 할 수 없는 대학신문만이 해낼 수 있는 ‘블루오션’이 있다고 믿는다. 기자가 몸담고 있는 신문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지만, 요즘 언론사마다 추구하는 전략은 ‘차별화’이다. 어느 언론에서도 볼 수 없는 뉴스, 깊이 있는 정보,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애를 쓴다. 핵심은 독자와의 소통이다.
독자를 잃어버린 대학언론의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해법도 결국은 독자에게 있지 않을까. 전북대신문 기자들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의 역할과 기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대학을 제대로 파악하고 구성원간 원활한 ‘소통’을 이루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독자들에게 지면을 열어주는 방안도 한 방법이다. 대학신문의 독자만큼 명확하면서도 넓은 곳도 없다. 한 대학의 울타리에 학생, 교수, 직원이 함께 생활하고 있지만 그들의 나이와 관심, 역할이 달라 정보요구 수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학생도 1학년의 관심사와 취업을 앞둔 4학년의 고민이 같을 수 없다. 같은 눈높이로 독자의 요구를 획일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사도 1학년에 맞는 정보와 기사, 4학년에 맞는 정보와 기사를 구분해 싣는 것도 한 방법이고, 교수와 직원, 동문, 지역민들에게도 지면을 활짝 열어둘 수 있다. 독자의 참여를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으면서도 알게 모르게 독자의 참여를 막고 있는 ‘의식적인 벽’은 없는지 되돌아보자.
학내외 사안에 확실한 목소리를 내세우면서도 대학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도 과감히 받아들여 전북대신문을 보면 전북대를 알 수 있고, 전북대인들의 생각을 살펴볼 수 있기를 바란다. 전북대 구성원들이 또렷하게 보일 때 전북대신문 기자들의 노고도 자연스레 읽히게 마련이다.
김봉억 | 교수신문 기자

 

현재 교수신문 교육보도부 차장을 맡고 있다. 대학을 다닐 때 3년 반 동안 대학신문 기자로 활동했다. 2006년부터 교수신문이 주최하는 ‘전국 대학언론 기자학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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