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교수 압력에 기사 대신 백지 발행
예산 삭감에 신문 방송사 ‘통·폐합’
독자 최우선·학생기자 역할 정립 필요

◇여러 대학신문들
대학의 대표적인 여론 수렴 기관이자 학교와 사회에 맞서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온 구성원의 중심에는 항상 대학언론이 있었다. 그러나 대학신문들이 처음 등장한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대학언론들은 학교의 편집권 침해, 예산삭감 및 통·폐합 등의 위협으로 제 목소리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전북대신문에서는 2010년 대학언론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위기를 진단해보고자 한다. <엮은이 밝힘>
 

▲ 비일비재한 편집권 침해
지난 2008년 7월, 명지대에서는 비정규직 100여명의 직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해 파업을 진행했다.

◇편집권 침해의 현실을 알리고자 백지신문을 발행한 명지대신문
명지대 신문에서는 이를 1면에 보도할 예정이었으나 주간교수의 압력으로 게재를 미뤘고 학교측의 기사 승인이 나지 않아 보도가 중단됐다. 결국 기자들은 독자들에게 이를 알리고자 880호의 한쪽 면을 백지로 발행했다. 명지대신문 서민지(명지대·철학07) 편집장은 “당시에는 학교에 맞서기 위해 백지 신문 발행을 결정했으며 최선의 선택이었다”라고 회상했다. 명지대뿐만 아니라 지난 2월 중앙대, 지난해 한국신학대, 2007년 연세대까지 학교측의 편집권 침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과거 1960년대 전북대신문 또한 학생 편집권을 보장받기 위해 투쟁을 벌였으며, 1980년대에는 학교 측 검열의 부당성을 알리는 대자보를 게재하고 일주일 동안 농성하기도 했다.
▲  언론탄압의 끝…통·폐합
학내 언론은 발행인이 총장이며 본부의 예산을 받아 운영된다. 때문에 대학언론은 학교의 영향력 행사 아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외적인 문제로 학교는 편집권을 침해하고 예산을 삭감하며 심한 경우 학내 언론 통·폐합을 추진하기도 한다. 성공회대 학보 경우 지난 2008년 성공회대 측은 당초 3개의 기관으로 운영해왔던 방송부, 신문부, 웹PD부를 미디어센터로 통합하고 신문과 방송 대신 웹진을 발간코자 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 방송국원이 기자로 활동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이경은(성공회대·사회과학09) 기자는 “통·폐합 이유가 인원부족과 경비 절감 때문이라고 들었다”라며 “그간 학교 측의 일방적 조치에 고민이 많았다”라고 털어놓았다.
◇중앙대 교지탄압 저지 집회에 참여한 학생들

▲ 독자 중심 신문을 향해
구조상 학교의 영향력 아래 놓일 수밖에 없는 대학언론은 자율 보도와 생존 사이에서 갈등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언론은 애정 어린 눈으로 지켜봐 주는 ‘독자’와 학생기자들의 ‘열정’으로 지금까지 명맥이 유지될 수 있었다. 신문을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매체의 다양화 등 또 다른 위기에 직면해있는 대학언론은 앞으로도 구성원을 대변하고 시대를 향해 곧은 소리를 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양수지 기자
ysj08@j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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