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필요한 것들이 이 세상엔 왜 이다지도 많은지 막막하기만 하다. 먼 옛날엔 이렇게까지 원하는 것들이 많지 않았을 텐데. 문명과 문화의 발전을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감이 오질 않는다. 너무나 자연스럽게도 삶은 언제나 바쁘다. 준비할 것 또한 너무도 많다. 취업을 위해 갖추어야 할 것들로도 충분히 숨이 턱 막히는데 그 외에도 준비할 것이 있다니. 거기에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더하게 되면 한숨이 절로 난다. 왜 어째서 저 하늘의 저 님은 하루를 이딴 식으로 짧게 만들고, 우리네 신체리듬은 이 짧은 하루도 못다 채우고 잠을 청하게 만들었는지 원망만 쌓인다. 그렇게 우선순위에서 밀린 하루 일과들은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멀리멀리 사라진다.
꼭 살 빼야지/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다음에 어학원 등록해야지 대체 언제? 다음에/기회가 되면…. 글쎄 그런 기회가 과연 올까. 아마 한 달 후쯤 당신의 머릿속에서 깨끗이 지워질 확률이 매우 클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어렴풋이 기억해내곤 말하겠지, 다음 번에는 꼭 시간내야지.
우리들의 세상은 너무나 바쁘다.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떠나간 임을 무작정 기다렸다간 너무 바빠서 아마 나부터 임을 잊어버릴 것이다. 뛰쳐나가 온 세상을 휘저어줘야 가신 임 붙잡을 확률이 높아진다. 묵묵히 자기 일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일도 열심히 하고 적당히 자기 어필도 해줘야 인정받을 수 있다. 기회는 나부터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인생은 컴퓨터와 다르다. 적당히 소스 만들고 실행시키면 척척 진행되는 컴퓨터와 달리 생각한 일들이 척척 실행될 리가 없다. 그러니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기회를 만들어도 무산되기 일쑤인 것을 왜 계속 기회를 만들어야 하냐고? 그 또한 인생이 컴퓨터와 다르기 때문이다. 당신은 어디에 리셋버튼을 갖고 있나? 집과 학교를 오가는 길목 어딘가에 세이빙 포인트가 있었나? 흘러가는 시간은 두 번 다시 되돌아오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의욕이라는 것이 있지만 적극적인 것과 결과만큼 의욕을 보여주기 좋은 것은 없다. 그리고 기회를 만드는 과정만큼 남에게 적극성을 보여주기 좋은 사례도 더 없을 것이다. 조금만 더 당신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임해라. 세상을 한발자국 뒤에 서서 구경하지 말고, 한 발자국 앞에 서서 부딪쳐라. 인생이 바뀌리라 장담은 못하지만, 적어도 뒤돌아봤을 때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것이라 장담한다.
혹시라도 만들고 싶은 기회가 너무나 많아 하루가 240시간이라도 모자를 당신을 위한 한 가지 팁. 필수인지 아닌지부터 파악하도록 하라. 필요와 욕망은 다르다. 물을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과 콜라를 마시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 같을 수 있는가.
고동우┃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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