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는 1947년에 개교하여 2007년에 60주년이 되었다. 개교 당시 캠퍼스는 논밭 가운데 덩그러니 교사 몇 채만이 서있었다. 이후 1970년대까지 전북대학교 캠퍼스는 논과 밭이 교내에 있었을 뿐 아니라 과수원과 목장까지 있었다. 하여 전북대학교 캠퍼스는 그야말로 전원 그 자체였다. 봄이 되면 과수원에 꽃이 피고 벌이 닝닝거리며 날아다녔다. 여름이면 벼와 과일들이 익어갔다. 가을이면 목장의 소들과 염소들이 울고, 캠퍼스 곳곳에서 수확하는 농부들을 볼 수 있었다. 캠퍼스가 곧 전원이었다.
그런데 1980년대에 이르러 입학정원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논과 밭, 과수원이 있던 자리에 건물들이 마구 들어서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대학의 규모는 날로 확장되어 이제는 각종 건물이 거의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점점 녹지 공간이 줄어들게 되었다. 휴식과 정서를 위한 대학에서 학습과 연구를 위한 대학으로 변모한 것이다. 대학 인구도 약 3만 명에 이르렀다. 그래서 캠퍼스는 번잡해지고 거칠어지고 소란스러워졌다. 이제 더 이상 편안하고 쾌적한 전원 캠퍼스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우리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당면한 문제이다. 나아가 우리나라 아니 지구 전체에 해당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요즘 화두는 생태주의(ecologism)이다. 생태주의는 생태계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의 생명이 서로 끊을 수 없는 고리로 이어져 있다고 인식한다. 따라서 생태주의는 환경 문제를 인간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접근하고자 한다.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생태주의를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사상의 하나로 꼽는다. 생태주의는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로서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상이다. 지구를 생명체로 보고, 모든 생물은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으므로 인간도 전체의 일부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태의 문제는 물론 산업화, 도시화로 인해 부각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류의 문명이 자리잡고 있다. 자연 생태를 유기체로 간주하지 않고 인간과 분리된 극복과 개발의 대상으로 취급함으로써 자연 생태는 심각하게 훼손되어 왔다. 인간은 자연 환경에 가한 영향 때문에 하루 130여종 이상의 동식물이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은 공룡이 멸망하던 시기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21세기 인류기 지향하는 삶이 아름다운 생태환경을 이루는 에코토피아(ecotopia)의 세계라면, 인류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이 수평적인 연대의식을 바탕으로 하는 우주 공동체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
우리학교 생태환경의 문제 역시 이러한 거시적 관점을 참고하여 해결해야 할 것이다. 마침 우리대학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하여 캠퍼스개발본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에코와 아트 캠퍼스를 조성하는 목표를 세웠다. 앞으로 신축하는 대학 건물들은 우리학교 전체의 구조와 기능을 생각하여 배치할 뿐 아니라 예술적 감각과 기능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다. 최근 우리대학은 다양한 캠퍼스 생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예컨대 담장을 허물어 지역민과의 소통을 유도하거나, 아름다운 캠퍼스를 위한 다양한 사업--조경 사업, 깨끗이 청소하기, 소음 없애기--을 벌이고 있다.
에코와 아트 캠퍼스의 구축은 대학본부의 노력과 더불어 교수, 직원, 학생들의 동참이 있어야 가능하다. 구성원들 모두 힘을 합하여 에너지 소비 절약, 실내 공기 청정성 유지, 쓰레기 감량, 정숙한 생활 태도 등 다양한 생태 운동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이런 작은 실천을 통해 아름답고 편안한 생태환경이 대학을 넘어 우리나라, 지구촌, 우주로 확산되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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